파란 눈의 선수들 샅바 잡기 신경전…러시아서 씨름대회
연해주 씨름협회, 한-러 수교 30주년 및 개천절 기념행사 마련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한국과 러시아 만세! 만세! 만세!"
개천절인 3일 오후 오성환 주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와 연해주(州) 씨름협회 회원 50여 명이 한국과 러시아 양국의 우호를 다짐하며 외친 만세 삼창이 현지 쿤가스니 공원에 마련된 한러 수교 30주년 기념 씨름대회장에 울려 퍼졌다.
연해주 씨름협회가 마련한 이날 행사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한국의 전통 씨름을 좋아하는 러시아 시민들이 모여 경기를 즐겼다.
철저한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진행된 이날 경기에는 성인과 청소년, 어린이 등 20명의 선수가 참가해 진지하게 시합에 임했다.
선수들은 안 무릎치기와 되치기 같은 수준 높은 씨름 기술도 선보였다.
7∼8살 된 꼬마 선수들도 샅바 잡기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여 관객들로부터 격려의 박수를 받았다.
대회에 참가한 젤림한(8)군은 "경기를 할 때 조금은 떨렸지만, 씨름은 잘했다"면서 "(앞으로도) 씨름 경기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 총영사는 "우리의 전통 스포츠인 씨름 대회가 이 먼 곳에서 개천절에 열린 것은 굉장히 의미가 있다"면서 향후 씨름이 연해주에서 잘 뿌리내릴 수 있도록 총영사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연해주 씨름협회는 지난 3월 공식 출범했다.
보리스 보리소비치 연해주 씨름협회 회장은 "한국의 명절인 추석 연휴 시기에 러시아 선수들이 씨름 기술을 지역 주민들에게 선보인 점도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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