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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되나'…도 넘은 아제르·아르메니아의 SNS 선전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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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되나'…도 넘은 아제르·아르메니아의 SNS 선전 공세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SNS로 상대 병사 사살 영상 이례적 공개
양국 다 소셜미디어를 심리전 수단으로 적극 활용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남캅카스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2일 현재 엿새째 교전 중인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도를 넘은 SNS 선전전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양측은 개전 초기 상대방의 전차와 대공미사일을 격파하는 영상을 SNS를 통해 공개하며 선전전을 시작했다. 이어 군용 장비가 아닌 상대 병사를 직접 노린 영상까지 유포하며 심리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 같은 테러 조직이 적군이나 민간인을 살해한 영상을 유포한 적은 있지만, 국가 간 교전 상황에서 각국의 국방부가 이 같은 영상을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양측 모두 전과를 홍보하고 자국민의 사기를 북돋기 위해 SNS를 적극적인 선전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아제르바이잔군은 지난달 30일 공식 트위터 계정에 무인기가 보급 중인 아르메니아 병사 20여명을 공격하는 영상을 전격 공개했다.
아르메니아 군 보급 트럭이 무인기의 공격을 받아 폭발하는 순간 주변에 있던 병사들이 폭발에 휩쓸리는 모습이 선명하게 담겼다.
아제르바이잔은 병사 여러 명이 폭발 압력에 10m 이상 날아가는 장면을 거르지 않았고, 폭발 후 아르메니아 병사 10여명이 바닥에 쓰러진 장면을 3초 이상 보여줬다.
아르메니아 국방부 역시 아제르바이잔 병사를 저격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포복으로 고지를 오르던 아제르바이잔 병사 10여명을 아르메니아 군이 저격하는 영상으로, 아르메니아 국방부는 피격된 적을 붉은 원으로 강조했다.
이 영상에는 총에 맞은 아제르바이잔 병사가 언덕 아래로 굴러떨어지고, 그 자리에서 쓰러지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양국의 분쟁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놓고 30년 가까이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
이 지역은 기독교 정교회를 믿는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다수인 곳으로 1920년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옛 소련에 귀속된 직후에는 아르메니아의 영토에 속했다.
그러나 이오시프 스탈린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1924년 당시 행정 편의와 아르메니아 민족주의 세력을 억누르기 위해 나고르노-카라바흐를 튀르크계 무슬림 국가인 아제르바이잔으로 복속시켰다.
구소련이 붕괴하자 나고르노-카라바흐는 독립공화국을 설립한 뒤 아르메니아와 통합하겠다고 선포했으나, 아제르바이잔이 이를 거부하면서 양측은 1992∼1994년 전쟁까지 치렀다.
양측은 1994년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CIS·옛 소련권 국가 모임) 의원 총회의 중재로 휴전에 합의하기까지 약 3만명의 전사자를 냈으며, 아르메니아에서 50만명, 아제르바이잔에서 70만명가량의 난민이 각각 발생했다.
큰 희생을 치르고도 나고르노-카라바흐는 공식적으로는 아제르바이잔 영토지만 아르메니아가 실효지배하는 분쟁지역으로 남았고 양국 국민간 갈등은 더 증폭됐다.
양국 국방부가 군용 장비가 아닌 상대방 병사가 폭사·사살되는 영상까지 공개한 것은 상대방에 대한 감정의 골이 그만큼 깊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kind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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