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TV토론] 트럼프, '군인 비하' 공격 받자 '차남 의혹' 반격
바이든, 미군 전사자 '패배자' 발언 거론하며 "그들은 영웅"
강성진보 '그린뉴딜' 지지 놓고 트럼프 문제 제기에 입씨름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29일(현지시간) 첫 TV토론에서 과거 발언과 가족 문제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두 후보의 신상 문제가 토론 주제로 주어지자 먼저 발언 기회를 얻은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1차 세계대전 미군 전사자를 비하했다는 발언을 고리로 공격에 나섰다.
시사주간 애틀랜틱은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11월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1차대전 미군 전사자 묘지 방문을 취소하면서 전사자를 '패배자들' 또는 '호구'로 불렀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바이든 후보는 뇌암으로 숨진 장남 보 바이든이 과거 이라크에서 복무했다면서 "그는 패배자가 아니었다. 애국자였다"며 "거기에 남겨진 사람들은 영웅"이라고 공세를 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문제성 발언에 대한 해명 대신 "나는 보를 모른다. (바이든 차남인) 헌터는 안다"면서 바이든 후보의 다른 아들 문제로 화제 전환을 시도했다.
그는 그동안 헌터가 바이든 후보의 부통령 시절에 우크라이나 에너지업체 이사로 재직하며 이익을 챙기는 등 의혹이 있다면서 "헌터는 어디 있나"고 공격해왔다.
이에 바이든 후보는 차남이 과거 마약 문제를 겪기도 했지만 이를 극복했다면서 자랑스럽다고 맞받았다.
이들은 기후변화 문제를 놓고서도 충돌했다.
진행자가 기후변화에 대한 입장을 묻자 바이든 후보는 홍수, 허리케인, 해수면 상승 등을 거론하며 "우리는 진정한 곤경에 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기후협정에 다시 가입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가 민주당 좌파의 '그린 뉴딜'을 지지한다고 공격했고, 바이든 후보는 "그건 내 계획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에서도 강성 진보 진영이 강조하는 그린 뉴딜 정책은 화석연료 보조금 종료와 100% 청정에너지 실현 등 '급진적인' 내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바이든 후보는 이보다는 정책적으로 온건한 입장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아니라고?"라며 "그건 중요한 발언(big statement)"이라고 조롱 조로 응수했다.
평소 기후변화에 불신을 보여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은 환경오염과 온실가스 배출이 지구 온난화에 어느 정도는 영향을 준다고 믿는다며 한발 물러선 입장을 보였다.
z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