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지방선거에 등장한 '보우소나루, 룰라들'…트럼프 이름도
출마자 150여명 보우소나루·룰라 이름 사용…대결 구도 반영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오는 11월 지방선거가 치러질 예정인 가운데 일부 출마자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이름을 사용해 후보 등록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전날까지 연방선거법원에 등록된 출마자 명단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룰라 전 대통령을 자신의 이름에 표기한 사람이 160명 가까운 것으로 파악됐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이름을 사용한 출마자는 82명이다.
북부 아마파주(州) 내륙 소도시인 라란자우 두 자리에서 시의원에 출마하는 한 후보는 아예 자신의 이름을 '자이르 보우소나루'로 등록했다. 남부 산타 카타리나주 브루스키시의 한 시의원 출마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름까지 합쳐 '도널드 트럼프 보우소나루'라는 이름으로 후보 등록을 마쳤다.
리우데자네이루 시의원에 출마하는 카를루스 보우소나루와 호제리아 보우소나루는 대통령의 차남과 전 부인이다.
'좌파의 아이콘'으로 일컬어지는 룰라 전 대통령 이름도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룰라'라는 이름으로 후보 등록을 하거나 자신의 이름에 룰라를 표기한 출마자는 76명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브라질에서 권력형 부패 수사의 상징으로 꼽히는 세르지우 모루 전 법무부 장관 이름을 사용한 출마자도 4명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올해 지방선거가 사실상 극우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좌파 룰라 전 대통령의 대결 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전국 5천570개 도시의 시장·부시장과 시의원을 선출하는 올해 지방선거 유세가 전날부터 시작됐다.
투표일은 11월 15일이며, 시장·부시장 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같은 달 29일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 유권자는 1억4천700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올해 지방선거는 현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는 동시에 극우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좌파 룰라 전 대통령의 대결 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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