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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발언 퍼나르기만 해도 충분"…편해진 러시아 댓글부대
NYT "트럼프 발언 자체가 분열적이고 사실 왜곡"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올해 미국 대선과 관련해 러시아 댓글부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퍼나르기에 열중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자체가 워낙 분열적이고 사실을 왜곡하고 있기 때문에 댓글부대 입장에서 더 손을 댈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러시아 댓글부대의 콘텐츠로 사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2016년 대선의 경우 러시아 댓글부대는 선거 결과에 영향을 주기 위해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를 짜냈다.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당선된다면 텍사스주(州) 분리 운동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유권자의 불안감을 부추겼고, 이슬람교의 영향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소문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클린턴 후보와 사탄을 동일시하는 인터넷 광고를 페이스북 등을 통해 퍼뜨린 것도 러시아 댓글부대였다.


그러나 이번 대선 과정에선 러시아 댓글부대는 근거 없는 사실을 꾸며내는 것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근 러시아 댓글부대는 우편투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대대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투표를 믿지 못한다는 발언을 하자마자 러시아 관영인 RT는 '우편투표는 선거조작을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냈다.
러시아 정보기관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한 웹사이트는 '평소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믿을 수 없지만, 우편투표와 선거 조작에 대한 우려는 근거가 있다'는 취지의 기사를 올리기도 했다.
이 밖에도 일부 러시아 댓글부대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인지능력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는 글을 퍼뜨리고 있지만, 이 문제도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사안이다.
클린트 워츠 전 연방수사국(FBI) 요원은 "올해 러시아 댓글부대가 퍼뜨리는 소문들은 모두 미국에서 먼저 만들어졌고, 주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것들"이라며 "올해 업무량이 줄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kom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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