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웹 꼼짝마" 유로폴, 국제공조로 마약·무기·가상화폐 단속
(서울=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세계 각국 경찰이 비밀 웹사이트 다크웹(Dark Web)을 이용한 범죄 근절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정 브라우저로만 접속할 수 있는 다크웹은 아이피 주소 등을 추적하기 어렵기 때문에 접속자들 간에 마약·무기·음란물 밀매가 이뤄지는 등 범죄의 온상으로 여겨진다.
22일(현지 시간)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EU) 경찰기구인 유로폴은 지난 9개월간 특별 단속을 벌여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다크웹을 이용한 마약사범 179명을 체포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119명, 독일이 42명, 네덜란드 8명, 영국 4명, 오스트리아 3명, 캐나다 2명, 스웨덴 1명 등이다.
유로폴은 이들로부터 헤로인, 코카인, 메스암페타민(각성제의 일종) 등 마약류 500㎏을 압수했다.
이 과정에서 총기도 무려 64정이나 나왔고, 마약 거래에 활용된 가상화폐와 현금도 650만달러나 확인돼 동결 초치했다.
유로폴은 국제 공조를 통한 이번 수사의 성과를 바탕으로 다크웹 관련 범죄 추적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에드바다스 사일러리스 유로폴 사이버범죄센터장은 "마약 밀거래의 황금기는 이제 끝났으며 다크웹 같은 비밀 인터넷도 더는 숨길 수 없다"고 선언했다.
그는 "국제 공조를 통한 엄격한 법 집행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이번 수사는 마약 밀거래상에게 '더는 단속을 피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스럽터(DisrupTor)'로 명명된 이번 작전은 북미와 유럽에 다크웹을 이용한 마약 밀거래가 성행함에 따라 각국 경찰과 사법부의 공조하에 이뤄졌다.
유로폴 관계자는 "다크웹에 숨어 불법 활동을 하는 판매자와 구매의 계정을 확보해 수사를 벌여 미국과 유럽에서 수만개의 불법 물품을 판매한 179명을 체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로폴은 여전히 다수의 다크웹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로폴은 지난해 5월 세계 최대 규모 마약 밀거래 다크웹 사이트 중 하나인 '월스트리트'를 단속해 폐쇄한 바 있다.
사이버 보안 업체 '디지털 섀도즈'(Digital Shadows)'의 케이시 클라크 분석가는 "3년 전 '알파베이'와 '한사'가 폐쇄된 뒤 많은 다크웹 사이트가 당국에 적발됐고, 그 후 생겨난 '월스트리트'도 폐쇄되는 등 사이버 범죄 관련 법 집행이 더욱 강화됐다"고 덧붙였다.
한 달 전에는 다크웹 '엠파이어'가 돌연 운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지난 1년간 규모 있는 다크웹 사이트 3곳이 문을 닫았다.
이번 수사결과 발표는 다크웹이 더는 수사망을 피할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밀거래시장에 큰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BBC는 분석했다.
다만, BBC는 향후 단속이 강화되더라도 진보된 기술로 보안과 익명성을 더욱 강화한 다크웹 사이트가 생겨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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