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코로나19 백신 10여개국에 12억회분 수출 논의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러시아가 자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수출 논의를 세계 10여개국과 벌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러시아는 브라질, 멕시코,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등과는 잠정 계약에 도달했고 다른 약 10개 국가와는 다양한 단계의 논의를 진행 중이다. 협상 물량은 총 12억회분에 달한다.
러시아가 현재까지 공개한 국가별 수출 물량은 인도 1억회분, 브라질 5천만회분 등이다.
저널은 "러시아가 수요를 맞추기 위해 인도, 브라질, 한국 등 제조 기지에 기술을 이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백신이 공급되도록 할 것"이라고도 전했다.
러시아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 V'(Sputnik V)는 1·2상 임상시험만을 거친 뒤 3상 시험을 건너뛴 채 국가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구권에서는 그 효능을 둘러싸고 의문이 제기됐다.
그러나 러시아는 연내 3천만회분을 생산해 자국민에게 맞힐 방침임을 이미 밝혔다.
저널은 러시아산 백신에도 수요가 이처럼 많이 몰리는 이유는 서구권 제약사가 개발 중인 백신을 미국이나 유럽연합(EU), 일본 등 선진국들이 대부분 '입도선매'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선진국들이 서구권 제약사와 계약을 맺은 백신 물량은 최소 37억회분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러시아산 백신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현재 추정되는 러시아산 백신 2회 접종분의 가격은 최소 10달러선이지만 미국에서는 백신 가격이 1회분 기준 4∼37달러 수준이라고 저널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스푸트니크 V 백신 개발을 지원한 러시아 국부펀드 '직접투자펀드'(RDIF)는 수익을 내려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서구권은 백신에서 돈을 버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러시아와 중국산 백신을 우선 구매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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