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차별 자인? 그럼 조사해야겠네"…삐딱한 트럼프 행정부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세계적인 명문으로 꼽히는 프린스턴대학이 인종차별을 저질렀다는 혐의로 미국 정부의 조사를 받게 됐다.
"교내의 구조적 인종차별을 극복하자"는 대학 총장의 발언이 불법행위를 자인한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미국 교육부가 프린스턴대에 인종차별을 금지하는 민권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조사에 착수했다는 공문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교육부는 프린스턴대가 인종차별을 했다는 근거로 크리스토퍼 아이스그루버 총장의 발언을 제시했다.
아이스그루버 총장은 최근 경찰 폭력에 의한 흑인 사망 사건이 잇따르면서 인종차별에 대한 항의 여론이 확산하자 "학내의 구조적 인종차별과 싸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총장이 학내에 구조적 인종차별이 있다는 사실을 자인한 것은 대학이 '인종, 피부색, 출신 국가에 근거한 차별을 금지한다'는 민권법을 위반한 방증이라는 것이 교육부의 논리다.
이에 대해 프린스턴대는 성명을 통해 정부가 총장의 발언을 왜곡했다고 반박했다.
아이스그루버 총장의 발언은 과거부터 이어진 구조적 인종차별을 이해하고 이를 극복하자는 것인데 정부가 사법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부당하다는 이야기다.
시민단체들도 교육부가 프린스턴대를 조사하려는 배경엔 정치적인 노림수가 있다고 반발했다.
민권법에 대한 기계적인 적용을 통해 미국 사회에 인종차별이 뿌리 깊게 자리를 잡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법무부는 예일대 입학 과정에서 흑인 지원자가 우대를 받고, 아시아계와 백인 학생들이 차별을 받는다면서 민권법 위반을 경고하기도 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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