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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통통] '틈새 노린다' 푸드코트로 파고든 북한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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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통통] '틈새 노린다' 푸드코트로 파고든 북한 식당
중국의 대형 북한식당, 사드·코로나 여파로 폐점·영업난
푸드코트서 북한 음식 단순화…핵심 인기 메뉴로 승부수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저녁 10시까지 영업하니깐 자주 오세요."
베이징(北京)의 대사관 밀집 지역에 새로 생긴 북한 식당의 북한 여자 종업원이 한국인이라는 걸 알자 더욱 친절하게 응대를 한다.
유엔 대북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기에 몰린 북한 식당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푸드코트로 파고들면서 변신을 꾀하고 있다.
기존의 북한 식당은 공연 무대를 갖춘 대형 공간에 방도 여러 개 갖춘 대형 음식점 또는 주점 형태로 운영돼왔다.
이런 대형 북한 식당은 그동안 한국에서 온 단체 관광객들이 호기심과 향수 때문에 몰려들면서 호황을 맞았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베이징의 한인 최대 거주지인 왕징(望京)의 북한 식당 또한 한국인 단체 관광객들로 주말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사드) 사태와 유엔 대북 제재 그리고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북한 식당을 찾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고객 자체가 급감하면서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
이미 베이징 내 일부 북한 식당은 문을 닫았고 사실상 개점 휴업인 식당들이 대부분이다.

얼마 전 찾아간 주중북한대사관 앞 북한 식당 또한 점심 2시간 동안 우리를 포함해 2팀이 손님의 전부였다.
1~2층까지 운영하는 대형 식당인데 망하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였다. 북한 여종업원들 또한 장사가 워낙 안돼서 그런지 표정이 좋지 않았다.
왕징의 대형 북한 식당도 저녁 공연 시간을 20여분 정도로 대폭 단축했으며 오후 7시에도 4~5 테이블밖에 차지 않을 정도로 썰렁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지난 5월에 새로 문을 연 한 북한 식당은 유동 인구가 많은 빌딩 1층의 대형 푸드코트에 입점해 각종 음식 판매대와 당당히 경쟁하고 있다.
이 식당의 여종업원들은 가슴에 북한 인공기가 새겨진 명찰을 달고 북한 식당의 시그니처 메뉴인 평양냉면, 비빔밥, 김치, 명태 자반 등을 판다.
그중에서는 미역 조개탕, 김치 소고기탕, 평양 된장탕 등을 추천 메뉴로 홍보하면서 고객을 유혹한다.

카운터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알림 벨을 주고 기다리게 한다. 벨이 울리면 취식대로 가서 전표를 주고 음식을 받아오면 된다. 갈 때는 한국처럼 먹은 식기를 다시 갖다주는 게 아니라 그냥 가면 된다.
미역 조개탕을 시켜봤다. 일반 북한 식당과 달리 매우 정갈하고 깔끔하면서도 점심 식사에 걸맞게 세트 메뉴로 꾸며놨다. 미역 조개탕에 밥 한 공기, 그리고 오이지 등으로 구성된 3가지 반찬이 한 쟁반에 놓여나온다.
조개에 미역을 넣고 맵게 끊인 것인데 해장국으로는 최고라는 평가다.
이 식당의 북한 여종업원은 "지난 5월에 문을 열었다"면서 "저녁 9시 반까지는 주문을 받으니 와서 식사하면서 대동강 맥주를 마시면 좋다"고 호객도 한다.

이 식당 바로 옆에는 이집트 음식, 스테이크, 베이징 구운오리 등을 파는 수십 개 식당이 푸드코트에 있는데, 유독 이 북한 식당에는 손님들이 끊이지 않아 이미 입소문을 탄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소식통은 "유엔 대북 제재와 코로나19 사태로 북한 식당이 운영난에 처하자 정말로 통할 수 있는 핵심 메뉴를 앞세워 푸드코트로 진출해 진검 승부를 가리는 것 같다"면서 "특히 북한 여종업원들은 성실해 영업 성과가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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