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한 UAE·바레인에 '경고'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아랍 국가인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이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 협정을 체결한 데 대해 이란 대통령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AFP 통신에 따르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각료회의 후 TV로 중계된 연설에서 "UAE와 바레인은 이란의 숙적인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함으로써 발생할 어떤 결과에도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어떻게 이스라엘에 손을 내밀 수 있나? 어떻게 그들(이스라엘)에게 근거지를 내줄 수 있나?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심각한 결과는 당신들(UAE·바레인)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은 매일 팔레스타인에서 더 많은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 나라(UAE·바레인)의 군주는 같은 말을 쓰는 형제인 팔레스타인에 진 빚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하니 대통령의 발언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UAE·바레인 외무 장관이 미국 백악관에서 관계 정상화 협정에 서명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전날 이스라엘·UAE·바레인은 미국의 중재로 72년 만에 관계 정상화 협정을 체결했다.
서명식에는 네타냐후 총리와 UAE의 셰이크 압둘라 빈 자예드 알나흐얀 외무장관, 바레인의 압둘라티프 빈 라시드 알자야니 외무장관이 각각 참여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증인'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로써 이스라엘과 수교에 합의한 이슬람 아랍국가는 기존 이집트, 요르단을 포함해 4개국으로 늘었다.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 이후 주변 아랍 국가와 4차례에 걸쳐 중동 전쟁을 치르는 등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직접 전쟁을 벌이지는 않았으나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레바논의 헤즈볼라,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등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어 이스라엘의 최대 적성국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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