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 공모 때도 개인 청약에 '공모주 20% 배정' 현행대로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김다혜 기자 = 공모주 열풍이 계속되는 가운데 현재 20% 수준인 개인 투자자들의 일반 청약 비중이 확대될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투자협회는 홍콩, 싱가포르 등 해외 사례에 대한 자료 조사 등을 토대로 공모주 제도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모주 시장의 과실이 고액 자산가에게만 돌아가지 않도록 청약 배정 방식 등을 바꾸는 것이 골자다.
예를 들어 일반 청약자 물량 중 절반 정도는 소액 청약자를 우대하거나 추첨제로 배정해 증거금을 많이 내지 못한 개인도 공모주를 살 수 있게끔 한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공모주 시장이 과열되면서 '현행 제도가 미비한 것 아니냐', '기관 투자자에 유리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라며 "제도 개선을 서두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당국은 당초 증거금을 많이 낼수록 공모주를 많이 살 수 있는 현행 안분 배정 방식을 손보는 데 방점을 찍었지만, 일반 청약 몫 자체를 키우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에는 일반 청약자에게 공모주식을 20% 이상 배정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 최소 기준을 끌어올리는 방안이다.
이 경우 현재 60% 수준인 기관투자자 물량은 줄고 개인을 위한 일반 청약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일반 청약 비중을 늘리면 높은 공모주 문턱에 소외감을 느꼈던 개인 투자자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게임즈 일반 청약의 경우 약 1억원을 증거금으로 내야 5주를 배정받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는데, 경쟁이 다소 완화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기업금융의 특성을 고려하면 기관 투자자가 수요 예측에 참여하도록 하기 위해 일정 물량을 우선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대중의 이목을 끌지 못하는 기업들엔 일반 청약 확대가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당국은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등과 달리 흥행에 실패하거나 상장 후 주가가 내리는 사례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눈여겨보고 있다.
일반 청약 공모주 비중을 늘리는 만큼 흥행 실패와 주가 하락 시 개인들이 짊어져야 할 리스크도 커지는 셈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논의 초기 단계인 만큼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살펴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향후 공모주 배정 관련 규정이 바뀌더라도 이미 지난 2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청약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로 내달 5∼6일 일반 청약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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