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中 화웨이·SMIC 제재…"국내산업 반사이익 가능"
증권가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반도체 업체 수혜 기대"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중국 통신기업 화웨이(華爲)와 반도체기업 SMIC(중신궈지·中芯國際)를 겨냥한 미국의 제재 움직임에 국내 관련 업체들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9일 증권가에 따르면 화웨이와 SMIC 제재로 미중 갈등이 격화하면서 글로벌 5세대 이동통신(5G) 통신장비, 스마트폰, 반도체 분야 국내 공급망이 반사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는 오는 15일 발효된다. 이에 따라 미국 기업은 부품 공급 등으로 화웨이와 거래할 때 미국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메모리반도체 등 부품 공급이 중단되면 세계 2위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는 스마트폰을 제조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내년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을 우려도 있다.
이번 제재가 단기적으로는 반도체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결국 국내 정보기술(IT)·스마트폰 업체들의 반사 이익이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스마트폰 산업에 가장 중요한 변수는 화웨이의 산업 존속 여부"라며 "화웨이가 스마트폰 사업에 어려움을 겪으면 주요 스마트폰 업체 대부분이 반사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비에이치[090460], LG이노텍[011070], 파트론[091700] 등을 주목하며 삼성SDI[006400]는 3·4분기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미국의 화웨이 규제가 심화하면서 우려도 커지지만, 한국 IT 기업 다수는 반사 이익을 경험할 것"이라며 "특히 화웨이 스마트폰 라인업이 집중된 보급형 시장이 가장 유망하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화웨이 시장점유율 하락에 따른 반사이익은 중국 제조사들이 상당 부분 가져가도 중국 외 지역에서는 삼성전자[005930]와 애플의 출하량 증가가 예상된다"며 "가격대별 판매 비중과 제품 라인업을 고려하면 반사 이익 강도는 삼성전자에 가장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미국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를 화웨이처럼 거래제한 기업인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4위 수준인 SMIC는 세계 1·2위 업체인 TSMC나 삼성전자와 기술력 격차는 크지만 '반도체 자립'을 목표로 내건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SMIC에 대한 제재가 현실화하면 화웨이 사례와 비슷하게 삼성전자, SK하이닉스[000660] 등 한국 반도체 업체들이 반사 이익을 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SMIC가 미국의 제재 대상에 추가된다면 내년 말 7나노(nm) 공정을 준비 중인 SMIC 기술개발에 차질이 불가피해 7nm 대규모 생산능력을 확보한 삼성전자의 수혜를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SK하이닉스가 지분 100%를 보유한 SK하이닉스시스템IC가 올 4분기부터 중국 우시 공장에서 파운드리 라인을 본격 가동할 것으로 전망돼 반사 이익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도현우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SMIC 제재가 현실화하면 "장기적으로 중국 반도체 기업의 기술 확보가 늦어지며 삼성전자 등 경쟁 파운드리 업체가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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