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영국 총리 "브렉시트 무역협상 데드라인은 '10월15일'"
'노딜 불사'…EU가 10월 말까지로 제시했던 데드라인 추가 단축
영국, 브렉시트 탈퇴협정 무효화시키는 법안제정…EU "자멸 전략"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유럽연합(EU)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무역협상 데드라인을 오는 10월 15일로 제시할 예정이다.
이는 영국이 EU와의 8차 미래관계 협상을 앞두고 '노딜(No Deal)'을 불사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EU가 10월 말까지로 제시했던 데드라인을 더 단축한다는 의미다.
존슨 총리는 또 북아일랜드 등과 지난해 체결한 브렉시트 탈퇴 협정을 무효화시키는 법안 제정을 준비 중이어서 무역협상에 또다른 복병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7일 BBC방송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우리는 이제 EU와 협상 마지막 단계에 진입한다"면서 연말부터 시행되려면 오는 10월 15일까지는 EU와 무역협상 합의안이 있어야 하며, "그 시점 이후에 대해서는 생각하는 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밝힐 예정이다.
그는 "만약 우리가 그때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EU와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될 수 없으며, 우리는 이를 받아들이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할 방침이다.
앞서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는 내년부터 무역협상 적용을 위한 엄밀한 데드라인을 오는 10월 말까지로 제시한 바 있다.
영국은 지난 1월 31일 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를 단행했다.
영국과 EU는 브렉시트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올해 말까지로 정한 전환기간 내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 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양측이 오는 8일부터 8차 미래관계 협상을 앞둔 가운데 영국 협상 수석대표인 데이비드 프로스트 총리 유럽보좌관은 영국이 ('노딜'로 EU를) 떠나는 것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측은 공정경쟁환경(level playing field)과 영국 수역에 관한 접근권 등 핵심 이슈에 대한 간극을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존슨 총리는 '노딜'은 "EU와 호주와 같은 무역협정을 갖는 것"이라며, 세계무역기구(WTO)가 정해놓은 규칙에 따르는 것이라고 설명할 계획이다.
호주 모델의 경우 기본적으로 WTO 체제에 기반한 느슨한 무역 관계를 갖되, 항공 등 중요한 분야에서는 별도 합의를 체결하는 방식이다.
존슨 총리는 "나는 우리가 처음부터 말했듯 이는 영국을 위해 좋은 결과라는 것을 명백히 밝히고 싶다"면서 "우리는 국경과 항만에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힐 예정이다.
그는 "우리는 법과 규칙, 어장에 관해 완전한 통제권을 갖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전 세계 모든 국가와 무역 협상을 할 자유가 있고, 결과적으로 강력히 번영할 것"이라고 전망할 계획이다.
존슨 총리는 "영국은 EU와 항상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만약 협상이 체결되지 않더라도 항공, 대형트럭, 과학 분야 협력 등 실질적 문제에 있어서 합리적 합의를 구할 것"이라고 설명할 예정이다.
그는 "비록 늦었지만, EU가 입장을 바꿀 준비가 돼 있다면 합의를 할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독립국이 가져야 할 근본적인 부분에 대해 타협할 수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할 계획이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은 지난해 체결한 브렉시트 탈퇴 협정의 주요 부분을 무효화시키는 법안 제정을 준비 중이다.
이번 주 도입될 새 법안은 북아일랜드 관세와 관련한 협정의 법적 효력을 없애고, 기업에 대한 국가보조금 지급을 무효로 할 전망이다.
영국 정부 관계자들은 이 법안이 무역협상이 궤도를 벗어나게 하려는 의도는 아니라고 밝혔지만, EU 관계자는 "이는 자멸 전략"이라며 "무역협상이 모두 흐트러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BBC는 전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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