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 대선에 러시아 개입 꾀했다"…등 돌린 집사의 폭로
코언, 회고록서 "힐러리 증오한 푸틴과 이해 맞아떨어져"
"트럼프, 푸틴을 세계 최고 부호로 오인…자금 접근하고자 아첨"
'모스크바 트럼프 타워' 사업 계획도 소개…백악관 "픽션" 부인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6년 미 대선을 앞두고 러시아의 선거 개입을 꾀했다는 주장이 그의 전직 '집사'로부터 나왔다.
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다가 결별한 마이클 코언은 오는 8일 출간하는 책 '불충한, 회고록: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의 실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코언은 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2016년 대선에 개입하도록 하기 위해 공공연하고 은밀한 시도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신과 마찬가지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를 증오한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
푸틴 대통령은 2011년 러시아 반정부 시위를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이 지지했을 때부터 그를 꾸준히 싫어해 왔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상황이 자신의 국내 입지를 다지는 데 도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코언은 전했다.
그는 "당시 상황은 사실 클린턴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해를 입히는 데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회고했다.
이어 "미국 대선에 개입하는 것도 그 방식에 포함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 주제에 대해 아무런 불안감도 느끼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AP통신에 따르면 코언은 책에서 "당시 트럼프 캠프는 너무 무능하고 혼돈 속에 있어서 실제로 러시아 정부와 공모하는 데까지 나가진 않았다"고 전했다.
코언은 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매우 좋아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그가 푸틴 대통령이 세계 최고 부호라고 잘못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선거 캠페인 당시 그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아첨을 늘어놓은 건 대선 패배 이후 푸틴 대통령의 자금에 접근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한 나라 전체를 장악해 트럼프그룹 같은 개인 소유 기업처럼 운영할 능력이 있는 점도 우러러봤다고 코언은 전했다.
코언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계속 칭송한 다른 이유는 러시아에서의 개인 사업 계획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랫동안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 120층짜리 '트럼프 타워'를 세우길 갈망했으며, 이 건물에는 현지 지도자들을 위한 고급 아파트와 5성급 호텔 등을 지을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아부하기 위해 건물 펜트하우스를 무료로 제공하려고도 계획했다고 그는 밝혔다.
코언은 "그에겐 애국심이나 반역이라는 개념 자체가 이 상황과 무관했다"며 "트럼프는 자기 돈을 벌기 위해 선거 자금을 사용했다"고 비난했다.
백악관은 코언의 회고록 내용에 대해 "팬 픽션(fan fiction)"이라며 부인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팬 픽션은 팬 스스로가 자신이 좋아하는 유명인이나 유명 작품을 주인공으로 삼아 창작한 이야기를 말한다.
약 10년간 트럼프 대통령의 '해결사' 역할을 한 코언은 2018년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에 협조하며 등을 돌렸다.
그는 선거자금법 위반과 의회 위증 등의 혐의로 2018년 3년 형을 선고받았으며, 코로나19 우려로 지난 5월 석방돼 가택 연금에 들어갔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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