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수호' 브라질 원주민 라오니 족장 코로나19서 회복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아마존 열대우림과 원주민 인권 보호 운동으로 유명한 브라질 카야포 원주민 부족 지도자 라오니 메투크티레(90) 족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됐다.
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나타내 지난달 말 중서부 마투 그로수주의 주도(州都)인 쿠이아바에서 500여㎞ 떨어진 시노피 지역 병원에 입원했던 라오니 족장이 1주일 만인 이날 오전 회복됐다.
라오니 족장은 병원을 떠나 시노피 지역에서 156㎞ 떨어진 콜리데르 지역으로 옮겼으며, 이곳에서 다음 주까지 머물며 의료진의 관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라오니 족장은 1980년대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가수 스팅과 함께 세계를 돌며 자연보호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면서 국제적으로 유명해졌다.
지난해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두 차례 만나 아마존 환경 파괴 문제를 논의했고,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브라질 정부의 환경 파괴 행태에 대해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후 브라질의 인류학자와 환경운동가들이 속한 '다르시 히베이루' 재단은 라오니 족장을 2020년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
라오니 족장은 환경·원주민 정책을 둘러싸고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 여러 차례 충돌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라오니 족장이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이익을 얻기 위해 외국 정부의 사주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라오니 족장은 브라질리아에서 연방의원들을 만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모두를 위해 물러나야 한다"고 퇴진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비정부기구(NGO)인 '브라질원주민연결'(APIB)은 지난달 27일까지 155개 원주민 부족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이 2만8천93명에 달하고 사망자는 736명이라고 밝혔다.
브라질 보건부가 파악한 원주민 코로나19 피해는 확진자 2만2천579명, 사망자 361명이다.
APIB는 보건부의 조사가 일부 지역에서만 이뤄지면서 피해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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