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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서 코로나 와중에 '호텔 게이 파티'…56명 체포
유료파티 주최한 9명 구속 나머지 석방…인권침해 우려도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경찰이 자카르타 한 호텔을 급습해 '게이 파티'를 벌인 50여명을 체포했다.
인도네시아는 동성애를 법으로 금지하진 않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와중에 이런 파티가 열렸다는데 시민들이 경악했다.



3일 데틱뉴스 등에 따르면 자카르타 경찰청은 지난달 29일 새벽 꾸닝안의 아파트 호텔을 급습해 남성 동성애 파티를 조직하거나 참여한 56명을 체포했다고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다.
경찰은 단순 참가자 47명은 석방하고, 파티를 조직한 9명은 구속 수사 중이다.
게이 파티를 조직한 이들 9명은 포르노와 음란 행위에 관한 여러 법률 위반 혐의를 받고 있으며 최대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이들은 게이 150여명이 참여한 왓츠앱 단톡방을 운영하면서 2018년부터 자카르타의 여러 호텔에서 게이 유료파티를 6차례 개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게이 파티 참가자들은 모두 자카르타의 같은 지역 출신"이라며 "추가 연루자가 있는지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인구 87%가 이슬람 신자인 인도네시아에서 유일하게 샤리아(이슬람관습법)를 적용하는 수마트라섬 북부 아체주를 제외하고는 동성애가 불법은 아니다. 아체주에서는 동성애가 적발되면 공개 회초리질을 한다.
인도네시아는 온건하고 관용적인 이슬람 국가로 분류됐으나, 수년 전부터 원리주의 기조가 강화됐다.
이슬람 원리주의를 따르는 국회의원이 많아지면서 형법 개정을 통해 동성애를 사실상 처벌하려는 시도와 동성애를 일탈로 규정하고 동성애자를 당국에 신고하도록 하는 법안 발의도 발의된 상태다.



앞서 유엔 인권이사회는 인도네시아 정부에 "동성애자를 낙인하려는 시도를 차단하라"고 요청했다.
휴먼라이츠워치 등 인권단체들도 "인도네시아 정부는 소속 인사들의 동성애자 혐오, 차별 발언을 자제시켜달라"고 촉구했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2018년 10월 자바섬에서 동성애자용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한 2명을 음란물 유포 혐의로 체포했고, 2017년 3월에는 자카르타의 게이클럽을 급습해 남성 141명을 반포르노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한편,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전날 또 3천75명이 추가돼 누적 18만646명이고, 이 가운데 자카르타 거주자가 4만2천여명(23%)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자카르타 주정부는 4월 10일부터 8주 동안 '대규모 사회적 제약'(PSBB)이라는 준봉쇄 조치를 시행한 뒤 6월부터 보건지침 준수를 조건으로 사무실 근무, 식당 매장 내 식사 등을 허용하는 전환기 규정을 이달 10일까지 연장 적용 중이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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