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만에 신자 맞은 수요 일반알현…교황 얼굴엔 '웃음꽃'
마스크 쓴 신자 500여명 참석…교황 "다시 마주하게 돼 기뻐"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6개월 만에 공개 행사에서 신자들과 직접 대면했다.
교황은 2일(현지시간) 신자들의 환영 속에 바티칸 사도궁 옆 야외 공간에서 수요 일반알현을 주례했다.
수요 일반알현에 신자들의 참석이 허용된 것은 6개월 만이다.
교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던 3월 초부터 이를 온라인 중계 방식으로 진행해왔다.
이날 행사에는 신자 500여명이 참석했다. 대부분 마스크를 썼고, 좌석은 사회적 거리 지침에 따라 띄엄띄엄 배치됐다.
교황은 만면에 환한 미소를 띤 채 반갑게 신자들을 맞았다. 오랜만에 대면한 신자들 속에서 활기를 되찾은 듯 보였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 행사는 동절기를 제외하고 통상 성베드로광장에서 수만 명의 신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다.
규모 자체는 그에 훨씬 못 미치지만 교황과 일반 신자가 다시 한자리에 모여 얼굴을 맞댄 것 자체의 의미가 크다.
교황은 행사 시작과 함께 박수로 환영하는 신자들에게 "여러 달이 지난 후 스크린이 아닌, 직접 얼굴을 마주하는 만남을 재개하게 됐다"며 "이는 아름다운 일"이라고 반겼다.
교황은 연단으로 향하는 와중에 잠깐잠깐 멈춰 서서 1m 이상의 안전거리를 두고 신자들과 담소를 나누는가 하면 평소처럼 아이들에게 축복을 내리는 모습을 보였다.
훈화에서는 베이루트 폭발 참사 이후 정치·사회 불안에 직면한 레바논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했다.
교황은 "레바논을 외로이 내버려 둘 수 없다. 폭발 참사 이후 한 달이 지났지만 나는 여전히 친애하는 레바논 국민과 함께 있다"고 강조했다.
훈화 말미에는 현장에 참석한 레바논 출신 사제로부터 레바논 국기를 넘겨받아 입을 맞추며 애정을 표하기도 했다.
교황은 4일을 레바논을 위한 기도와 금식의 날로 선포하는 한편 당일 교황청 이인자로 꼽히는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을 베이루트에 파견해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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