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대치 속 환자들 진료 못 받을까 '조마조마'
전공의 무기한 파업 속 교수급 의료진 가세 움직임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무기한 집단휴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교수급 의료진들이 단체행동 동참 의사를 밝히면서 의료계가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였다. 이른 시일 내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의료대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성모병원은 오는 7일 외과 교수의 수술 및 외래진료 중단 선언에 따라 당일 일정을 조정 중이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하루 평균 150건 수술 중 25∼30건이 외과에서 이뤄진다"며 "응급환자, 중환자 등에 대한 수술은 일정대로 할 예정이어서 얼마나 조정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대병원에서는 신경외과 교수들이 전원 사직을 표명하면서 진료 공백 불안이 가중했으나, 아직 진료를 이어가는 중으로 확인됐다.
단 의료계에서는 전공의, 전임의 고발 조치에 대한 교수사회의 반발이 확산하면서 단체행동이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서울대학교병원 교수들은 전공의 고발 조치 등 행정처분에 대응하고자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논의 중이다.
과반이 비대위 구성에 찬성할 경우 비대위를 공식 출범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교수 상대 설문조사에서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서울대학교병원 운영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에 근무하는 교수의 70%는 전공의 고발 등 정부의 행정처분이 이어질 경우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병원 업무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정부가 전공의 고발을 계속하면 단체행동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교수에 이어 병원 자체도 전공의를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하나둘 표명하면서 진료 차질 우려가 커진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의료기관 중 처음으로 병원 차원의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8개 산하 병원과 함께 "전공의·전임의 파업에 대한 부당한 행정처분이나 공권력 집행을 바로 중단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다만 가톨릭중앙의료원은 "환자에게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가능한 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8개 산하 병원에 전공의 총 1천20명을 두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수련 의료기관이다.
중앙대병원 역시 전체 교수와 전임의 일동 명의의 성명을 내고 "이후 시간부터 전공의에 가해지는 부당한 처사를 가만히 지켜보지만 않겠다"며 "모든 지위와 신분을 걸고 제자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대병원은 해당 성명이 병원의 공식 입장이라고 확인했다.
교수급 의료진과 병원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면서 환자들은 혹시나 진료를 받지 못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환자 단체는 거듭 성명을 내고 전공의들이 진료 현장으로 복귀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정부에게도 의료계와의 '강대강 충돌'을 멈춰달라는 입장이다.
각 병원에서도 환자 진료 등에 차질이 없도록 대응하고 있지만, 이미 남아있는 의료진의 피로 누적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서울 시내 주요 대학병원 관계자는 "외래 진료와 수술 축소 등으로 버티고 있지만, 교수들이 업무 부담을 호소하고 있어 이른 시일 내 결론이 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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