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 발언 논란' JK롤링, 자신 비판한 케네디가 인권상 반환
케네디 "롤링, 성전환자 깎아내리는데 자신의 재능 사용" 지적
롤링 "나는 오랜 LGBT 후원자이자 자유로운 삶 지지자"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소설 '해리포터' 작가 JK 롤링이 자신의 성(性) 소수자 견해를 비판한 인권단체의 상을 반환하는 일이 벌어졌다.
앞서 미 법무장관을 지낸 로버트 F. 케네디의 이름을 이어받은 인권기구는 지난해 12월 롤링에게 '희망의 물결'(Ripple of Hope) 상을 부여했다.
그러나 이 단체의 수장인 케리 케네디는 이달 웹사이트에 롤링의 성소수자 견해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고, 이에 롤링은 상을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29일(현지시간)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롤링은 "(케네디의) 글은 부정확하게 내가 '트랜스포빅'(transphobic·성전환이나 성전환자를 싫어하는)인 것처럼 시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랜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단체 후원자이자 성전환자들의 자유로운 삶을 지지해 온 사람으로서 내가 성전환자들을 싫어하거나 그들이 아프기를 바란다는 주장을 전적으로 부인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여성의 권리를 옹호하는 것이 잘못되거나 차별적이며, 이것이 성전환자 커뮤니티에 폭력이나 위해를 선동한다는 주장도 반박한다고 강조했다.
롤링은 자신이 성 위화감(gender dysphoria·자기가 다른 성별로 잘못 태어났다고 느끼는 상태)을 가진 이들에 연민을 가지고 있지만, 취약한 상태의 소녀들이 평생 의학적 치료를 겪도록 조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이 성전환을 하도록 잘못된 격려를 받았다고 믿는 여성들이 롤링에게 연락을 해왔다는 얘기도 전했다.
앞서 케리 케네디는 롤링이 자신의 놀라운 재능을 성전환자 등의 정체성을 깎아내리는 이야기를 창조하는데 사용하는 것에 매우 실망했다는 얘기를 롤링에게 전했다고 밝혔다.
케리 케네디는 "롤링은 성 정체성과 관계없이 태어날 때 부여된 성별이 가장 주요하며 결정적인 것이라는 입장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내가 명확히 반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케리 케네디는 성전환자 커뮤니티가 겪는 폭력과 차별, 학대, 배제는 정신적·육체적 약화는 물론 자살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롤링은 최근 성소수자 및 동성애 전환 치료 등과 관련한 발언으로 논란의 대상이 됐다.
지난 6월 한 사회적 기업이 여성을 '월경하는 사람'이라 표현한 것을 비판하며 '여성을 여성이라 불러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가 성전환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여성을 성별이 아닌 생물학적 특성으로 가리키는 것이 오히려 비인간적이며 여성 폄하적이라는 게 롤링의 지적이다.
그러자 성전환자를 포함한 성소수자들은 "제3의 성을 배려하는 '젠더'(gender·사회적인 성)의 개념을 무시했다"며 롤링에 대한 공세에 나섰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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