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장관이 인구 2만 '휴양지' 팔라우에 처음 나타난 까닭은
"미·중 경쟁 심화 사례"…중국 겨냥 미 중거리미사일 후보지로 거론도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필리핀 남동쪽에 위치한 태평양의 섬나라 팔라우는 인구가 2만 명 정도다.
관광산업이 주된 수입원이고 한국에도 휴양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미국과 안보상 자유연합협정을 맺고 있지만 미 국방장관이 방문한 적도 없다고 한다. 그런데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처음으로 팔라우에 다녀갔다.
미 국방부는 2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에스퍼 장관은 팔라우 대통령 및 각료들을 만났으며 지역 안보 현안 및 우려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자유연합협정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팔라우는 독립국이지만 미국과 자유연합협정을 맺고 있다. 미국이 팔라우의 안보를 맡고 재정지원을 하는 대신 팔라우의 섬들을 군사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팔라우는 대만과 공식 외교 관계가 있는 15개국 중 하나이기도 하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당장 중국과 직접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과 언제라도 불편한 관계가 될 수 있는 나라인 셈이다.
실제로 중국은 2018년 중국인의 팔라우 여행을 사실상 금지했다. 중국인 여행객의 지갑에 크게 의존하고 있던 팔라우로서는 타격이었는데, 대만과의 관계를 끊고 중국 쪽으로 이동하라는 메시지나 다름없었다.
따라서 이번 에스퍼 장관의 팔라우 방문은 미·중의 전략적 경쟁 심화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팔라우는 미국이 작년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 이후 중국을 겨냥해 아시아 배치를 공언한 중거리미사일의 후보지로도 거론된다. 이 중거리미사일의 배치는 중국은 물론 북한과 러시아도 민감하게 여기는 사안이다.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를 지낸 랜달 슈라이버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외교·안보 과제로 중국을 첫 손에 꼽는 상황을 감안하면 에스퍼 장관의 팔라우 방문은 타당한 일이자 미·중의 경쟁 확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AP통신에 말했다.
nar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