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인버스 거래, 장기 투자성과에 악영향 줄수도"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최근 급성장하는 레버리지 및 인버스 상장지수상품(ETP) 거래가 투자자의 장기 성과에는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28일 발간한 '레버리지·인버스 ETP 현황 및 위험요인' 보고서에서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은 파생상품과 공매도 활용에 제약이 있는 개인 투자자에게 유용한 수단이지만 위험성도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레버리지·인버스 ETP는 기초지수 일일 수익률을 특정 배율로 추종한다. 기초지수가 1% 오르면 레버리지(2X)는 2%, 인버스(-1X)는 -1%, 인버스 2X(-2X)는 -2%의 수익률을 각각 낸다.
권 연구위원은 "개인 투자자는 이 상품을 활용해 보유 자금 대비 위험 노출 금액을 확대하는 레버리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으며, 약세장에서 본인 보유 포트폴리오의 성과를 방어하는 헤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효용에도 일각에서는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우선 상품에 내포된 리밸런싱 거래가 투자자의 장기 성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9조3천억원 규모다. ETN(상장지수증권)을 포함하면 전체 투자자 보유금액은 작년 말보다 40% 가까이 증가한 1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은 리밸런싱(자산 재조정) 과정에서 추세 추종 거래 유인이 있다. 예를 들면 2X 상품은 기초지수가 상승하면 매수 포지션을, 하락하면 매도 포지션을 추가로 구축해야 한다.
권 연구위원이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추종하는 가상의 상품을 통해 분석한 결과 인버스 2X 상품에 100만원을 투자한 경우 1년간 평균 1천530만원의 리밸런싱 거래가 발생했고 이로 인한 부수적 손실은 4.4%였다.
그는 "최근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리밸런싱 거래가 향후 증시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도 커졌다"고 진단했다.
권 연구위원은 "투자자들은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투자에 앞서 상품 특성을 명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장기 투자 수단으로 활용하거나 주변 분위기에 휩쓸려 무분별하게 매수하려는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ric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