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코로나19가 무서운 기세로 확산하면서 국민의 일상과 생업이 다시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정부는 서울과 수도권에 한정했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23일부터 전국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명 이상의 모임과 행사가 금지됐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비수도권의 노래연습장, 클럽, 뷔페, PC방, 대형학원 등 12개 고위험시설도 영업을 중단했다. 서울 등 지방자치단체는 실내외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 확산세를 차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의하면 23일 코로나19 신규확진자 수는 397명에 달했다. 지난 14일 100명 선을 뚫은 이후 불과 10일 만에 400명 턱밑까지 육박했다. 자칫하다간 통제 불능에 빠질 수 있는 아슬아슬한 국면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대유행 위기를 앞둔 엄중하고 심각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2월과 3월의 대구·경북 상황의 재발이나 미국, 남미, 인도, 유럽 등이 직면한 바이러스의 대유행을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문제는 감염경로를 모르는 깜깜이 환자 비율이 20%대까지 치솟았다는 점이다. 이는 지금까지 K방역의 트레이드마크인 신속한 추적과 압도적인 검사, 격리가 원천적으로 어려워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방역 청정지역은 사라졌고, 국민 누구도 외부 접촉에서 안전을 자신할 수 없다. 이미 코로나바이러스는 가정과 시장은 물론 종교시설, 학교, 관공서, 극단, 사법기관, 산업체 등으로 광범위하게 퍼졌다. 이웃 일본이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지 못하는 것은 감염 경로를 추적할 수 없는 환자 비율이 50%가 넘기 때문이다. 수도 도쿄와 제2의 도시인 오사카의 경로 불명 환자 비율은 60%가 넘는다. 따라서 방역 당국과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는 감염 경로 추적이 어려운 환자 비율을 낮추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방역 환경도 악화했다. 올 연초의 대유행은 대구·경북과 신천지에 국한했지만, 지금은 전국으로 광역화했다. 이날 신규 감염자 가운데 비수도권 신규 확진자는 지난 5월 초순 이후 처음으로 100명을 돌파했다. 전선이 날로 넓어지면서 방역 인력의 피로도는 높아졌고, 의료인 파업으로 바이러스와의 전쟁 대오에 큰 구멍이 생겼다. 여기에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 등 종교인 일각의 비상식적 행태나 일부 교회의 대면 예배 강행은 방역에 차질을 초래하고 있다.
코로나 대확산이 진정되느냐 파국으로 가느냐의 갈림길에서 정부의 판단이 중요해졌다. 의료계나 학계 일각에서는 코로나가 전국으로 확산하고 집단발병이 잦은 만큼 방역 단계를 최고 수위인 3단계로 올려 국민적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정부도 유행의 양상과 확산 속도 등을 봐가면서 3단계 격상의 시기 방법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자영업자 등에 미칠 충격을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방역 단계가 최고수위로 격상되면 10인 이상의 모임이 금지되고 카페, 목욕탕, 예식장 등 중위험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이 중단된다. 모든 학교는 문을 닫고, 프로야구 등 스포츠 경기도 할 수 없다. 국민의 일상생활이나 경제활동의 많은 부분이 멈춰서 하반기 들어 회복세를 탄 경제가 다시 추락할 수 있다. 그렇더라도 더 큰 사회경제적 충격을 막아 민생을 안정시키려면 강력한 조치로 하루 신규 확진자를 50명 이내에서 관리해야 한다. 감염 확산의 지역 차를 고려해 감염 폭발 상태인 서울과 수도권만이라도 먼저 방역 단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길 바란다.
정부가 아무리 애를 쓰고 의료인이 헌신해도 국민 각자의 방역 의식이 흐트러지면 모든 게 허사다. 방역의 최대 무기는 85%의 감염병 예방 효과가 있는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다. 발열 체크, 손 소독제 사용, 외부인 접촉 때 1∼2m 거리 유지, 불필요한 외출 자제 등을 다시 생활화하고 의심스러운 증상이 있을 땐 즉시 검사를 받아 자신과 가족, 이웃, 직장동료를 보호해야 한다. 역학조사를 회피한 한 명의 일탈이 7차 전파까지 유발하며 80명의 환자를 양산했던 이태원 발 감염사태가 되풀이되는 일은 없어야겠다. 어떤 상황에서도 방역의 최후 보루는 국민 개개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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