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무역 회의 통해 중미관계 악화 방지 노려"
SCMP "중국, 고위급 채널서 미국과 협상·조율 꾀할 것"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미국과 1단계 무역 합의 이행 상황 점검을 위한 고위급 회의를 통해 중미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것을 막으려 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고위급 대화 채널을 통해 세계 최강대국인 두 나라 간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것을 방지하거나, 최소한 속도 조절을 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22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왕이웨이(王義외<木+危>) 인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두 나라 간 고위급 회의는 비록 연기될지라도 양국이 공통 의제에 대해 협상하고 조율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움직임"이라고 밝혔다.
왕 교수는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대화한다면 미국이 중국에 대해 우려하는 점들과 관련해 중국이 강력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번 회의의 주요 의제는 무역 합의이지만, 중미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양국 고위 관계자들 간 갈등을 완화할 수 있는 대화 채널이 열린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으로서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통로가 된다는 것이다.
지난 20일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중국과 미국이 지난 15일에 열릴 것으로 관측됐다가 무산된 무역 합의 이행 점검을 위한 고위급 회의와 관련해 "조속한 시일 내에 통화 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측은 고위급 회의의 일정 재조정에 대해 확인하지 않았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8일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무역 합의 관련 회의의 연기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지난 1월 15일 1단계 무역 합의에 서명하고 2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는데 합의서에는 6개월마다 최고위급 회담을 열어 이행 상황을 점검하도록 돼 있다.
중국은 무역 합의에 따라 향후 2년간 2천억 달러어치의 미국 상품과 서비스를 추가 구매하기로 합의했으나, 올 상반기 중국의 미국 상품 수입액은 코로나19로 인해 전년 동기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궈타이쥔안(國泰君安)증권 화창춘(花長春) 이코노미스트는 중국계 홍콩신문 타쿵파오에 한 기고에서 "대선을 앞두고 경합주 유권자들을 사로잡아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중국의 대규모 구매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점쳤다.
다만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한다는 어떠한 인상도 비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천펑잉(陳風英)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선임 연구원은 말했다.
천 연구원은 "중국의 최선의 전략은 변화의 흐름 속에서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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