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부, '홍콩 광복절 행사' 이례적 불참
주최 측 "행사 직전 설명 없이 통보…수십년 행사에 불참 처음"
중국 본토 중시하는 9월3일 전승절은 대대적 개최 예정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홍콩 국가보안법 통과를 계기로 '홍콩의 중국화' 흐름이 빨라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홍콩 정부 관계자들이 75주년 광복절 행사에 이례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식민지였던 홍콩은 3년여 동안 일본군에 점령당했다가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무조건 항복으로 다시 영국의 손으로 넘어갔다.
1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옛 홍콩군 출신 인사들의 모임인 로열홍콩군단협회 등 민간단체들이 전날 센트럴의 메모리얼 가든에서 일본 점령 종식 75주년 행사를 열었지만 홍콩 정부 관계자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메모리얼 가든은 2차 세계대전 때 일본군과 맞서 싸우다가 숨진 군인과 시민들을 기리기 위해 도심 공원에 조성된 현충 시설이다.
로열홍콩군단협회 명예회장인 로널드 테일러는 "그들(홍콩 정부 관계자들)이 참전 용사들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 매우 놀랐다"며 수십 년 동안 행사에 참석하면서 (홍콩 정부 당국자가) 불참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 측에서 조이스 리 예빈(의전)처장 등이 홍콩을 대신해 참석하지 않는다고 행사 직전에야 알려왔다"며 "그들은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홍콩 정부 관계자들의 불참 속에서 영국, 미국, 캐나다 총영사관 관계자들은 이번 행사에 참석해 메모리얼 가든 내 기념 시설에 헌화했다.
이번 광복절 행사와 별도로 홍콩에서는 9월 3일 항일전쟁승리기념일 행사가 크게 열린다. 이 행사에는 홍콩 고위 관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중국은 일본이 항복 문서에 서명한 1945년 9월 2일 다음 날인 9월 3일을 '항일전쟁' 승리일로 정하고 기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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