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K컬처의 메카' 한국문화원, 코로나19 5개월만에 개방
위안부 피해자 삶 그린 김금숙 작가의 그래픽 노블 '풀' 특별전 개최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문에 거의 5개월간 닫혀있던 브라질 한국문화원(원장 김완국)의 문이 다시 열렸다.
문화원은 8일(현지시간)부터 김금숙 작가의 그래픽 노블 '풀'(포르투갈어 Grama) 특별전을 통해 전시공간을 일부 개방하면서 '브라질 K컬처의 메카'로서의 활동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태인 그래픽 노블은 일반 만화보다 작가의 예술적 성향을 깊게 드러내고 스토리의 완결성을 높여 단행본 형식으로 발간되는 작품을 말한다.
'풀'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위안부 피해자들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 '2019 최고 그래픽 노블', 프랑스 휴머니티 만화상 '심사위원 특별상', 미국 뉴욕타임스 '2019 올해 최고의 만화' 등에 선정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올해는 만화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미국 '아이스너 어워즈'에서 3개 부문 후보에 오르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그래픽 노블에 대한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풀'은 6개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에 알려졌으며, 지난달 말 브라질 현지 출판사를 통해 포르투갈어로 번역·출간됐다.
이날 개막 행사에서는 브라질 현지 만화 출판사와 만화가, 만화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문화원 유튜브 채널(www.youtube.com/c/kccbrazil)을 통해 정오부터 온라인으로 '김금숙 작가와의 대화'가 진행됐다.
김 작가는 "이 작품은 일본에 위안부 피해에 대한 책임을 물으려는 게 아니며, 전쟁과 같은 폭력적 행위를 통해 여성을 비롯한 약자와 가족이 느끼는 고통에 대해 우리가 모두 함께 생각해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풀'의 내용과 김금숙 작가의 예술적 성향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브라질 만화 전문가이자 만화 분야 유명 유튜브 채널 운영자 2명이 직접 참석해 방문객들과 소통하는 프로그램도 운영됐다.
한편, 이번 전시회는 9월 5일까지 계속되며, 보건 당국의 지침에 따라 당분간 문화원 방문 시간과 전시 관람 인원이 제한되며 온라인을 통해 방문·관람 시간을 사전에 등록해야 한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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