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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의 힘?…유럽 각국 재확산 속 방역성과 돋보이는 이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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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의 힘?…유럽 각국 재확산 속 방역성과 돋보이는 이탈리아
두달간 신규 확진 100∼300명대 유지…고강도 봉쇄·마스크 착용 등 큰 도움
2차 확산 징후 없지만 '안심하기 이르다' 지적도…정부 "여름 휴가철이 고비"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독일과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주요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파동이 현실화하는 가운데 이탈리아가 상대적으로 준수한 방역 성과를 내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이탈리아는 6월 초 이래 줄곧 100∼300명대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사흘간 일일 확진자 수치를 보면 3일 159명, 4일 190명, 5일 384명이다.
코로나19가 급속히 전파하던 지난 3월 5천∼6천명대에 달하던 것과 비교하면 꽤 안정된 수치다.
100명대에서 하루 만에 300명대로 치솟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지난 두 달 사이 400명 선을 넘긴 적은 없다.
특히 최근이 신규 확진 사례 대다수는 해외에서 유입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때 900명에 달했던 일일 사망자 수 역시 최근에는 10명 안팎에 머물고 있다.
이탈리아와 함께 유럽연합(EU) '빅4'로 꼽히는 독일, 프랑스, 스페인에서 최근 나란히 하루 신규 확진자 1천명을 넘어서며 2차 파동이 시작될 조짐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아직 바이러스를 확실히 통제했다고 말하긴 이르지만 많은 보건 전문가들은 일단 현재까지 이탈리아의 방역 성과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코로나19 발원지로 지목된 중국과 더불어 전 세계 감염 확산의 진앙으로 불리며 한때 공포의 대상이었던 이탈리아가 어떻게 '급반전'의 계기를 마련했을까.
우선 가공할 만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며 강행한 봉쇄 정책이 바이러스 확산 차단에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이탈리아는 지난 2월 중순 유럽 최초로 바이러스 확산 거점인 북부지역에 주민 외출 제한과 휴교령 등의 봉쇄 조처를 도입했고 3월 초에는 이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이 조처가 바이러스 남하를 저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북부에 비해 의료시스템이 크게 열악한 남부지역으로 바이러스가 확산했다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부닥쳤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탈리아 국민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정부 시책을 잘 이행해 방역에 큰 도움을 줬다.



특히 세계적으로 두드러진 이탈리아 국민의 마스크 착용률은 평가할 만하다.
이탈리아 보건부의 고위 정책 자문관인 윌터 리치아르디는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마스크 착용에 대한 국제 데이터에 따르면 이탈리아 국민의 90%가 마스크를 착용한다. 이는 세계적으로 최상위권 수치"라고 말했다.
지역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이탈리아인들 사이에 밀폐된 실내 공간이나 대중교통에서의 마스크 착용은 기본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 승객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버스를 탔다가 기사에 의해 강제로 하차당한 사례도 있다.
이탈리아 정부가 지난 5월 초 봉쇄를 해제했음에도 다른 나라와 달리 확진자 수가 하향 안정화 추세를 계속 유지한 것은 이러한 국민적인 방역 참여가 큰 역할을 했다.



다만, 세계적인 바이러스 전파 상황이 악화일로에 있어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많다.
확진자가 연일 폭증하는 미국과 중남미는 물론이고 유럽 역내에서도 재확산 조짐이 뚜렷해지는 국가들이 많아 그 파고가 언제 이탈리아를 덮칠지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이탈리아는 지난 6월 3일부터 유럽연합(EU) 회원국 및 솅겐 조약 가입국에 한해 의무 격리를 면제하는 자유로운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이미 많은 유럽지역 관광객이 이탈리아에 들어와 있는 상태다.
이탈리아 정부도 여름 휴가철이 고비라고 보고 경계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주세페 콘테 총리는 "여전히 바이러스가 돌고 있어 방심할 수 없다"면서 애초 7월 31일 만료 예정이던 국가비상사태 기한을 10월 15일까지로 연장했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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