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인구분산엔 일정 효과…지역 성장거점으론 부족해"
국토연구원 혁신도시 성과 평가 보고서 발표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혁신도시 건설이 수도권 인구 분산 효과를 일부 가져왔으나 지역의 성장거점 기능을 수행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국토연구원 김태환 국가균형발전지원센터장 등 연구팀은 5일 주간 국토정책 브리프를 통해 '혁신도시 15년의 성과평가와 미래발전 전략'을 공개했다.
이 연구는 국토교통부로부터 용역을 받아 수행됐다. 국토부는 이 자료를 참고해 혁신도시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연구팀은 10개 혁신도시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인구가 역전되는 시점을 8년가량 늦추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했다.
2005년만 해도 수도권 인구 유입이 계속돼 2011년이 되면 지방보다 수도권의 인구 비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었다.
그런데 혁신도시 건설의 영향으로 이 인구 역전은 계속 미뤄졌고, 작년에서야 수도권 50.002%, 지방 49.998%의 비율로 역전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연구팀은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본격화한 2013~2017년 수도권에서 혁신도시로 순유입이 계속되는 등 수도권 인구 분산 효과가 나타났으나 이후 공공기관 이전이 완료되면서는 다시 수도권 인구가 순증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혁신도시는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계기로 인구와 기업 입주를 유인하면서 성장하는 단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혁신도시의 인구는 작년 말 현재 20만4천716명으로 2030년 계획인구의 76.4%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 혁신도시는 인구가 7천522명으로 이미 계획인구 대비 107.5%를 달성했다. 부산 혁신도시는 기존 도심부에 있어 다른 도시와는 성격이 다른 점이 있다.
계획인구 달성률이 가장 떨어지는 곳은 강원 혁신도시다. 인구가 2만3천463명으로 계획인구 달성률이 75.6%였다.
혁신도시에는 작년 말까지 1천704개 기업이 신규로 입주했고 이를 통해 창출한 일자리는 11만4천867개로 분석됐다.
기업이 가장 많이 유치된 곳은 434개사가 입주한 경남 혁신도시이며, 일자리가 제일 많이 늘어난 곳은 전북 혁신도시로 2만1천874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겼다.
연구팀은 혁신도시 건설은 사업체수나 관련 종사자수 증가 등으로 지역산업 구조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효과를 나타냈으나, 지역의 새로운 성장거점으로 기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혁신도시에 이전 대상 공공기관을 배치하는 과정에서 형평성 원칙을 우선 적용하다 보니 국가균형발전의 취지에는 부합했지만 효율성은 상대적으로 부족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규모의 경제, 지역산업과의 연계를 달성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또 혁신도시는 주로 신도시형이나 신시가지형 위주로 개발돼 인프라 공급을 위해 지속적으로 예산이 투입됐고 정주여건을 성숙시키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혁신도시 주민의 정주 만족도 개선이 과제로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올 상반기 혁신도시 주민을 상대로 한 정주만족도 조사 결과, 주거 환경에 대한 만족도는 높았지만 교통 환경에 대한 만족도는 가장 낮게 나타났다.
주거 환경의 전반적인 만족 비율은 57.2%로 비교적 높게 나타난 반면 교통 환경 만족도는 30.2%로 낮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혁신도시의 발전을 위해 혁신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기반 확충, 혁신역량의 주변지역 확산, 혁신도시 발전전략의 안정적 추진기반 구축 등 3대 전략을 제시했다.
혁신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 기반을 확충하려면 기업가적 혁신생태계 조성을 위한 '혁신플랫폼'을 구축하고, 민간투자 활성화 대책과 정주여건 개선의 목표치를 설정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혁신 역량을 주변지역으로 확산하기 위해선 이전한 공공기관의 상생발전 사업 참여를 확대하고, 주변지역을 포함한 혁신생태계를 조성하고 생활권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태환 국가균형발전지원센터 소장은 "공공기관 지방 이전과 혁신도시 건설 효과를 제고하고 혁신도시를 새로운 지역성장거점으로 육성하려면 전향적인 기업 인센티브 등 민간기업 입주와 투자 활성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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