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마저…전시회 취소·축소·온라인 전환에 전자업계 '고심'
코로나 여파 MWC·IFA 취소·축소 이어 美 CES는 온라인으로
삼성·LG전자 등 전자업계 "최대 홍보의 장 사라져" 아쉬움 토로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김영신 기자 =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미국의 CES(Consumer Electronics Show)가 코로나 여파로 온라인 행사로 대체되면서 국내 전자업계가 고민에 빠졌다.
이번 CES의 온라인 전환으로 미국 CES와 독일 베를린 IFA(국제가전박람회),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등 세계 3대 가전·IT전시회 모두가 코로나19 사태로 취소되거나 축소 또는 온라인으로 대체되며 정상적인 개최가 어렵게 된 때문이다.
특히 매해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는 한 해 가전·IT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세계 최대의 전자쇼로 글로벌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곳이다.
올해 초 열린 CES 2020에는 155여개국 4천500여개 기업, 18만명의 관람객이 모여들었고, 글로벌 기업 총수와 경영진 등 주요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국내 전자업계를 양분하는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는 이 전시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들이다.
TV와 생활가전 등에서 해마다 다양한 신제품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첨단 미래 기술들을 선보여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돼왔다.
이런 가운데 3대 가전 전시회가 모두 코로나로 인해 정상 개최가 어렵게 되면서 기업들은 신제품 홍보·마케팅은 물론 기업 브랜드 가치 제고의 기회를 놓치게 됐다고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CES는 전자·IT 업계가 총출동해 신기술을 선보이는 장(場)으로 경쟁 회사의 기술, 제품들을 보면서 트렌드를 공유하고 벤치마킹도 하는 곳"이라며 "그런 자리가 없어졌다는 측면에서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행사 중단이 아니라 온라인으로 대체되지만 아무래도 오프라인 행사에 비해 전시 규모가 줄어들고, 주목도도 떨어지지 않을까 싶다"며 "가장 준비가 잘 된 모습을 전세계에 선보이고, 전략과 방향성을 논의하는 장소가 없어졌다는 게 문제"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전자업계의 관계자는 "신제품은 나올 때마다 홍보를 하면 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산업계 전반의 경향이나 전 세계 기업과 기관 고위층이 서로 교류하면서 미래의 사업을 구상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전기차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현대자동차나 전기차 배터리 관련 기업들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배터리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CES는 가전행사를 넘어 전기차, 로봇, 인공지능, 5G(5세대 이동통신), 사물인터넷 등을 총망라하는 초대형 행사여서 업계 종사자는 물론 각 국의 관료들까지 접촉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했다"며 "미래차와 차세대 배터리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온라인 전환으로 인해 소극적으로 될까봐 걱정"이라고 전했다.
삼성·현대차·LG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은 앞으로 CES 주최즉의 운영 계획을 지켜보고 참석 여부와 홍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는 방침이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CES는 IFA보다 규모나 참석업체들의 업종이 훨씬 다양해서 주최측의 구체적인 운영 계획이 나올 때까지 고민도 클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CES측은 행사가 온라인으로 전환됨에 따라 참가업체와 관람객이 새로운 몰입형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안방에서 CES 행사를 볼 수 있는 온라인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겠다는 것이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 개리 사피로 회장은 "혁신은 CES 2021를 새롭게 상상하고 의미있는 방식으로 기술 공동체를 뭉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시 문화의 변화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온라인은 시대의 흐름이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그 속도가 더 빨라진 것 같다"며 "코로나 이후에도 온라인 홍보 방식이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ms@yna.co.kr, shin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