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안·달러약세가 부추긴 금값 상승…"당분간 이어질 것"
안전자산·실물인 금 수요 커져
미 부양책 등 유동성 더 많아지면 금값 추가 상승 요인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김연숙 한혜원 박원희 기자 = 28일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금값 가격이 치솟는 배경에는 안전자산 수요가 높아진 이유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KRX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이 8만2천970원까지 오르며 장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 거래일 종가보다 7.11% 급등한 가격이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경기 회복에 의구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갈등도 심화하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경기 불안감이 높아지면 '화폐'인 달러 대신 '실물자산'인 금의 희소성이 더욱 높아진다.
여기에 최근 달러가 눈에 띄는 약세를 나타내면서 금값 급등을 더욱 부추겼다.
송재원 신한은행 신한PWM서초센터 PB는 "밤사이 미국 정부와 여당인 공화당의 경기 부양책이 발표됐는데, 경기 부양책은 결국 시장에 유동성이 더 풀린다는 의미"라며 "유동성을 풀다 보니 실질 화폐인 금의 가격이 더욱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각국이 시장에 유동성을 계속 공급하면서 '돈의 가격'이라고 할 수 있는 시장 실질금리도 '0%' 또는 그 아래로 내려간 상태다.
이는 앞으로 화폐가치가 하락할 것에 대비하는 '인플레이션 헤지(회피)' 수요를 높이고 있다.
송 PB는 "실질금리가 사실상 마이너스라는 것은 돈을 들고 있는 것이 시간이 갈수록 손해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런 위험을 피하기 위해 실물화폐인 금으로 관심이 쏠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값 상승세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경기 회복 흐름을 보면 미국이 중국과 다른 신흥국보다 부진한 상태여서 달러가 앞으로 더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 연구원은 이어 "내년 이맘때는 물가 상승률이 플러스로 전환할 것으로 보이는데, 명목금리가 그대로인 상황에서 물가 상승률이 오르면 실질금리가 더욱 내려가는 것"이라며 "금, 은 등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의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보영 하나은행 한남1동골드클럽센터장은 "당분간 달러 약세가 지속하고, 이에 따라 금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 측면에서는 펀드 등 금 특화 자산을 전체의 10∼20%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hy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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