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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부터 중동·동남아까지…"백의의 전사들, 코로나19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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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부터 중동·동남아까지…"백의의 전사들, 코로나19 영웅"
아태뉴스통신사기구 각국별 취재스토리…출산·치료공간 등 소개
화장실 청소나 의료폐기물 처리 등 인력은 '숨은 영웅'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마주한 세계 각국의 최고 영웅은 역시나 '백의의 전사'(戰士)들이었다.
코로나19 확산세와 방역 성과는 저마다 제각각이지만, 의료 일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의 희생은 국경과 이념, 피부색을 뛰어넘었다.
25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지역 뉴스통신사들의 교류 협력체인 아태뉴스통신사기구(OANA)가 공개한 '코로나19 취재 스토리'에도 의료진들에 대한 '헌사'가 이어졌다.



태국 관영 TNA통신의 시리폰 킷프라콥 기자는 기고문에서 "태국 의료진의 헌신은 많이 공유되지 않았다"면서 "특히 모든 간호사는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최일선 전사들이었다"고 밝혔다.
마스크를 비롯한 개인보호장비(PPE)가 부족한 상황에서 태국 간호사들은 다수 감염됐다. 지난 4월 초 당시, 코로나19에 감염된 태국 의료진 106명 가운데 43명이 간호사 직군이었다고 킷프라콥 기자는 전했다.
업무 강도는 극심했다. 일터에서는 '초 단위 사투'를 벌이면서도, 자신의 가족들을 감염시킬 수 있다는 우려 탓에 제대로 귀가도 하지 못했다.
한 간호사는 TNA통신에 "나 때문에 아이들이 감염될까 걱정되는 게 사실"이라며 "한 달 넘게 집으로 가지 못했다. 아이들이 보고 싶을때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화상통화"라고 말했다.



베트남뉴스통신(VNA)의 추 히에우 기자는 가슴 뭉클한 '출산 스토리'를 소개했다.
중국에서 해외노동자로 일했던 30대 후반의 베트남 여성 농 띠 브이는 지난 3월 6일 코로나19 사태 속에 베트남으로 되돌아왔다. 당시 임신 39주째였다.
곧바로 중국과 국경을 마주하는 베트남 북부 '탁 안'(Thach An) 지역의 격리시설로 옮겨졌고 나흘 뒤 발열로 '까오방 종합병원'의 격리병동에 입원하게 됐다.
이튿날 오전 건강한 딸을 낳았고, 출산 소식은 VNA 편집국에도 알려졌다.
히에우 기자는 "병원 측 연락을 받고 급히 그곳으로 향했고, 산후조리실에 들어서자 얼굴에 주름이 깊게 팬 산모가 굳은살이 생긴 두 손으로 딸을 감싸 안고 있었다"면서 "말을 건네자마자 산모는 이내 울음을 터뜨렸다"고 전했다.
보호자 없이 출산한 산모는 무엇보다 산부인과 의료진들에게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고, 출산 당일 밤부터 다시 일터로 나갔다고 히에우 기자는 회고했다.
VNA의 의료담당 기자 까오 지앙도 "홍역, 독감, 뎅기열, 구제역 같은 전염병을 취재했지만, 코로나19는 새로운 것이었다"면서 "지역 의료망에 가해진 부담을 지켜보면서, 모든 이가 경의를 표하는 의료진의 헌신을 새삼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의 사진팀장 발레리 샤리푸린은 감염자들이 치료 받는 일명 '레드존' 취재를 가장 인상 깊은 장면으로 꼽았다.
모스크바 외곽 콤무나르카 '코로나19 전문병원'에서 카메라에 담은 의료진과 의료장비들의 모습은, 어떤 과장 없이도 마치 코로나19 확산세처럼 온라인에서 즉각 퍼져나갔다고 전했다.
시리아 내전, 베네수엘라 소요사태, 중동 난민촌 등을 수차례 취재했지만 코로나19 현장은 사뭇 다른 경험이었다면서 "때로는 표정만으로도 많은 것을 말할 수 있다. 7개 병원에서 촬영한 의료진 사진에는 그 노동의 가치를 읽을 수 있다"고 썼다.



사우디 국영 SPA통신의 모하메드 알-피흐 기자는 연례적인 이슬람 성지순례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사우디 의료당국의 능력에 밑거름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슬람 최고성지인 메카 성지순례(하지), 연중 어느 때나 메카를 순례하는 소순례(umrah·움라) 기간에 대규모 순례객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오랜 경험이 쌓였고, 사우디 당국이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대응을 주도하는 힘이 됐다고 알-피흐 기자는 강조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페이 마오화 기자는 우한(武漢)의 코로나19 극복 과정을 되새기면서 의료시스템을 뒷받침하는 '숨은 영웅'들을 거론했다.
마오화 기자는 "의료진과는 별개로 가장 박수를 받은 이들은 화장실 청소인력들이었다"면서 "화장실 내 전염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환자 한명한명씩 화장실을 사용할 때마다 시설을 청소했다"고 전했다.
그밖에 음식 배달원과 의료폐기물 처리인력 등도 코로나19 극복의 '전사'들이었다고 마오화 기자는 덧붙였다.



OANA는 아태지역 뉴스통신사 간 네트워크 구축과 교류 협력을 위해 1961년 유네스코 발의로 설립된 기구로 한국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 중국 신화통신, 일본 교도통신, 러시아 타스통신 등 35개국 43개사가 회원이다.
연합뉴스가 3년 임기의 의장사로서 OANA 사무국을 운영하면서 회원사들을 이끌고 있다.
j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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