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전 독재자 알바시르 재판, 코로나19 우려로 연기
1989년 쿠데타 혐의…법정 붐비자 재판 8월11일까지 미뤄져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아프리카 수단을 30년간 철권으로 통치한 오마르 알바시르(76) 전 대통령의 재판이 2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연기됐다고 AP, 신화통신 등이 보도했다.
수단 수도 하르툼에 있는 법원은 이날 알바시르가 1989년 6월 이슬람 세력의 지원을 받은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사디크 알마디 총리가 이끌던 민선정부를 전복한 혐의로 재판을 열었다.
그러나 법정 주변에 사람들이 몰리고 법정 내부도 알바시르뿐 아니라 쿠데타 관련 다른 피고인, 변호인들로 붐비자 법원은 코로나19와 관련한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기 어렵다며 재판을 8월 11일까지 미루겠다고 발표했다.
법정에 나타난 알바시르는 미소를 띠며 건강한 모습이었다고 dpa가 전했다.
알바시르뿐 아니라 다른 쿠데타 가담자 28명도 쿠데타 혐의로 기소됐으며 알바시르에게는 사형까지 선고될 수 있다.
올해 5월 수단 검찰은 1989년 쿠데타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알바시르는 2018년 12월부터 빵값 인상으로 촉발된 거센 퇴진 시위에 직면했고 작년 4월 군부에 의해 축출됐다.
알바시르는 이미 돈세탁 등 부패 혐의로 수감 생활을 해왔다.
또 그는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둔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의해 수배된 상태다.
ICC는 2009년과 2010년 다르푸르 내전과 관련한 전쟁범죄 등의 혐의로 알바시르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다르푸르 내전은 2003년 수단 남부 다르푸르의 자치권을 요구하는 기독교계 흑인 반군들과 정부의 무력충돌에서 시작했으며 2010년 반군과 정부가 평화협정을 체결했지만 내전으로 약 30만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인권단체들은 당시 아랍계가 지배한 알바시르 정권이 다르푸르에서 초토화 작전을 벌여 강간, 살해, 약탈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지적한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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