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정의선 두번째 만남…자율주행차 타고 협력 도모(종합2보)
친환경차·UAM·로보틱스 등 차세대 모빌리티 시너지 모색
현대차 남양연구소 재계 총수에겐 첫 개방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최윤정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21일 현대차그룹의 기술 메카인 남양연구소에서 두 번째 회동했다.
이들은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에서 다각도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이번 만남은 이재용 부회장의 답방 형태다. 5월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삼성SDI[006400] 천안사업장을 방문해 전고체 배터리 등에 관해 논의했다.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포함한 양사 주요 경영진은 이날 오전 연구개발현장을 둘러보고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이재용 부회장 등은 자율주행차(넥쏘)와 수소전기버스도 시승했다.
삼성에선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 삼성SDI 전영현 사장,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강인엽 사장, 삼성종합기술원 황성우 사장 등이 동행했다.
현대차그룹에선 현대·기아차 상품담당 서보신 사장, 연구개발기획조정담당 박동일 부사장 등이 맞았다.
삼성 경영진은 차세대 친환경차, UAM, 로보틱스 등 현대차그룹의 미래 신성장 영역 제품과 기술에 관해 설명을 듣고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전장부품, 배터리 등을 이미 공급하는 LG·SK와 달리 삼성은 현대차와 거래가 거의 없는 상태로, 이번 회동은 협력 가능성을 탐색하는 기회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로서는 테슬라 질주로 격화된 미래차 기술 경쟁에서 앞서가기 위해선 배터리를 포함해 첨단 부품 업체들과의 협력이 필수다.
현대차는 2025년 전기차 100만대 판매, 시장점유율 10% 이상을 기록해 세계 선도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적용된 차세대 전기차가 나오는 내년을 도약 원년으로 삼고 있다.
이 밖에 PAV를 이용한 UAM 사업을 추진 중이고 2018년에는 산업용 웨어러블(착용형) 로봇을 개발하는 등 로보틱스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삼성그룹은 반도체 중심 전장부품을 4대 신성장 사업으로 정하고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7년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전문업체인 하만을 인수하며 시장에 진입했다.
지난주엔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기[009150] 부산사업장을 직접 찾아 전장용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 시장 선점에 적극 대응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끝)
삼성이 힘을 쏟고 있는 통신과 인공지능(AI) 사업도 미래차에서 중요한 분야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미래 기술로 꼽히는 6G 기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6G는 테라(tera) bps급 초고속 전송속도와 마이크로(μ) sec급 초저지연 무선통신을 가능케 하는 미래 핵심 통신 기술이다.
인공지능은 삼성이 미래 먹거리로 삼고 집중 육성 중이다.
현대차는 이번에 이재용 부회장을 남양연구소로 초청하면서 재계 총수에게는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문을 열었다.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해 국내외 주요 인사들이 많이 다녀갔지만 재계 총수는 처음이다.
삼성이 한때 경쟁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눈길이 간다.
정의선 부회장은 그동안 LG그룹 구광모 회장과 SK그룹 최태원 회장과도 만나서 협력 관계를 공고히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주 청와대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최근 삼성, SK, LG를 차례로 방문해 배터리 신기술을 협의했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3사가 한국 기업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서로 잘 협력해 세계 시장 경쟁에서 앞서나가겠다"고 말했다.
재계 젊은 총수들이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힘을 합하는 모습에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두 달 새 두 차례 만났지만 사진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른 총수들을 만났을 때 사진을 찍은 것과는 대조된다.
1995년 설립된 남양연구소는 세계 시장에 출시하는 현대·기아차의 개발을 전담하는 세계적인 규모의 종합 자동차 연구소로 347만㎡ 부지에 종합주행시험장, 충돌시험장, 디자인센터, 재료연구동, 전자연구동 등의 시설이 있고 연구인력 1만4천여명이 근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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