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조카 "트럼프는 인종주의자…흑인·유대인 비하 욕설도"
현지 언론에 폭로 …백악관 "거짓말이다" 일축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흑인 비하 욕설을 일삼는 진짜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싸고 끊임없이 불거지는 인종주의 논란이 단순히 콘크리트 지지층을 관리하려는 선거전략 때문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카딸이자 심리학자인 메리 트럼프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확실한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말했다.
메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주의적 행동이 가정교육을 잘못 받은 데다가 기성 정치에 대한 냉소 성향 때문에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런 행동은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그렇게 하면 자신을 계속 지지하는 이들로부터 점수를 딸 것이라고도 생각한다"고 밝혔다.
메리는 트럼프 가문에서 성장하면서 무조건반사와 같은 인종주의를 경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랄 때 가족들의 입에서 나오는 흑인 비하 욕설(nigger), 유대인에 대한 반감이 담긴 표현을 듣는 게 다반사였다"고 말했다.
메리는 이날 MSNBC와의 인터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흑인과 유대인을 비하하는 욕설을 하는 것을 분명히 들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얼마나 지독한 인종주의자인지를 고려하면 전혀 놀랄 일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메리의 주장을 일축했다.
세라 매슈스 백악관 대변인은 "그 책은 명백한 거짓"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단어를 쓰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흑인 비하 욕설을 썼다는 주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선거운동을 한 2016년 이후 계속 흘러나왔다.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의 PD이던 빌 프루이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추한 발언이 남긴 녹음테이프가 있다며 흑인 비하 욕설을 사용한 의혹을 2016년 10월 제기했다.
어프렌티스에 참가한 어마로사 매니골트 뉴먼도 백악관에서 근무하다가 해고된 뒤 2018년 펴낸 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흑인 비하 욕설을 하는 테이프를 여러 사람이 듣고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8월 트위터를 통해 "그렇게 끔찍하고 혐오스러운 말은 쓰지 않는다"며 "내 사전에 그런 단어는 없다"고 반박했다.
메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장 과정을 폭로한 책 '이미 과한데 결코 만족을 모르는'을 최근 발간해 폭발적 흥행을 누리고 있다.
그는 그 책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주의 성향을 보인다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흑인에 대한 백인의 폭력 사태가 불거질 때 양비론으로 백인우월주의 견해를 두둔하거나 백인 극우집단인 '큐 클럭스 클랜'(KKK)의 지지를 명확히 거부하지 않아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의 무릎에 목이 눌려 질식사한 뒤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운동에 노골적 거부감을 보여 다시 논란에 휘말렸다.
그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서 일부가 약탈, 폭력 사건을 일으키자 시위대 전체를 '성난 폭도'로 규정하고 흑인차별의 상징인 까닭에 속속 폐기되고 있는 남부연합기를 보존하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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