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독됐나'…세르비아 코로나19 재확산 악화일로
신규 확진자 수 3개월만에 최대…사망자도 최고치 찍어
나흘째 과격한 반정부 시위…정권 위기로 번질 가능성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발칸반도 세르비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바이러스의 급격한 전파와 함께 민심 이반 현상까지 나타나며 세르비아 정부는 말 그대로 진퇴양난에 처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비아 방역 당국은 하루 새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386명 늘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지난 4월 16일(445명) 이래 석 달 만에 가장 많은 것이다. 하루 신규 사망자 수도 18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4월 중순 정점을 찍고 서서히 내림세를 보이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초 10명대까지 떨어지며 바이러스 통제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코로나19 종식 선언이 머지않았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하지만 6월 중순 이후 다시 100명대로 늘어나더니 이달 들어서는 나흘을 제외하고는 모두 300명을 훌쩍 넘어서며 사실상 재확산기에 들어갔다.
이날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 수는 1만7천728명, 사망자 수는 370명이다.
현지에서는 당국이 너무 일찍 급격한 봉쇄 해제를 단행해 바이러스 재확산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많다.
세르비아는 5월 초 국가비상사태를 해제하며 사실상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갔다.
인기 스포츠인 축구와 테니스 경기에 관중 입장을 허용한 것은 물론 대규모 신자가 모이는 종교 행사도 재개했다.
지난달 21일에는 코로나19로 연기된 총선도 치렀다.
총선 압승이 예상되자 부치치 대통령이 서둘러 봉쇄를 풀었다는 비판론도 비등하다.
실제 부치치 대통령이 이끄는 세르비아진보당(SNS)는 이번 총선에서 60%가 넘는 득표율로 의회 전체 의석 250석 가운데 4분의 3가량을 확보한 상태다.
지난 7일 부치치 대통령의 주말 통행 금지 재시행 발표를 계기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도 사그라지지 않고 나흘째 이어졌다.
10일 수도 베오그라드에서는 국회의사당 진입을 시도하던 시위대와 이를 막으려는 경찰이 충돌해 양측에서 10명 넘게 다쳤다.
베오그라드 시가지는 시위대가 던진 폭죽과 돌, 경찰이 쏜 최루탄이 난무하며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이 와중에 70여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부치치 대통령이 시민 반발을 고려해 지난 9일 주말 통금안을 백지화하고 대신 10명 이상의 집회·모임을 금지하는 방역 대책을 내놨지만, 민심을 돌리지는 못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전면적인 반정부 시위로 확산하며 2012년 집권 이후 권력 장악력을 높여온 부치치 정권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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