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여름특수' 옛말 되나…코로나·모바일 위주 재편 여파
코로나로 방학 단축·PC방 이용 감소…계절 안 타는 모바일 게임 대세가 근본 이유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국내 최대 게임업체 넥슨의 올여름 대외 일정 달력은 글자 그대로 휑하다.
작년 이 기간 각종 이용자 행사·게임 테스트·리그 일정 등으로 달력이 빼곡히 들어찼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게임업계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각급 학교 여름 방학을 앞두고 마케팅에 한창 열을 올려야 할 때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후폭풍에 예상치 못하게 한가한 여름을 보내게 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여름방학 기간이 짧아진 데다 PC·온라인 게임 매출에서 한 몫을 차지하는 PC방이 직격탄을 맞으며 예년 같은 계절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PC방 통계서비스 더로그에 따르면 7월 첫째 주 전국 PC방 총 사용 시간은 지난해보다 24.2% 줄어든 2천385만 시간을 기록했다. PC방 가동률은 평일 평균 14.2%, 주말 19.4%였다. 주중에는 7대 중 1대, 주말엔 5대 중 1대 정도만 돌아간단 얘기다.
PC방은 다중이용시설로 분류돼 수도권에서 전자출입명부 시스템 도입이 의무화되는 등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대표적인 업종이다.
코로나가 게임업계 여름특수 실종에서 예상 밖의 변수라면, 더 뿌리 깊은 이유는 점점 더 모바일 게임 위주로 흘러가는 산업 구조에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12일 "모바일 게임은 계절 영향이 적다"고 입을 모았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모바일 게임에는 딱히 성수기·비수기가 없다는 것이다.
국내 게임업계는 기존 PC·온라인에서 모바일 위주로 사업 구조를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엔씨소프트[036570]의 경우 올해 1분기 매출에서 모바일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75%를 넘었다. 2017년 6월 '리니지M'이 출시되기 전까지만 해도 변변한 모바일 게임이 없었지만, 3년 새 회사 수익 구조가 완전히 바뀐 것이다.
일찌감치 모바일로 전환한 넷마블[251270]의 모바일 게임 매출 비중은 90%를 훌쩍 넘는다.
넥슨이 그나마 '3N' 중에선 PC·온라인 게임 비중이 높지만, 역시 모바일 쪽으로 무게 중심을 신속히 옮겨가고 있다.
상반기에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피파 모바일' 등을 내놓았고, '바람의 나라 : 연'을 15일 출시하는 등 올해 들어 모바일 기대작이 줄줄이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8월 12일 중국에서 출시하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에도 넥슨은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 게임의 현지 사전 예약자는 5천800만명을 넘었다.
ljungber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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