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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사상 최대 마약 사건 시리아 정권 관여?
전문가들 "IS는 생산·포장 능력 안 돼"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최근 이탈리아에서 적발된 사상 최대규모의 마약 운반 사건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가 아닌 시리아 정권과 연관됐을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폭스뉴스는 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당국이 시리아에서 IS가 생산한 캡타곤 15.4t을 압수했다고 발표했지만, 많은 이들이 시리아 정권에서 비롯됐다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탈리아 경찰은 지난 1일 남부 도시 살레르노 항구에서 마약 성분 암페타민이 든 시가 10억 유로(약 1조4천억원) 상당의 '캡타곤' 알약 8천400만정을 압수했다고 발표하면서 IS 소행으로 결론 내렸다. 당시 마약은 시리아에서 보내진 컨테이너 안에서 산업용으로 사용되는 원통의 종이 실린더 안에 숨겨져 있었다.
캡타곤은 두려움과 피로감을 줄여주는 물질인 암페타민을 주성분으로 하는 마약으로, IS가 전투에 나서는 소속 대원에게 복용토록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IS 마약' 또는 '지하드(이슬람 성전) 마약'으로도 불린다.
생산하기 쉬운 데다 수익성이 높은 암페타민이 IS의 자금원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게 이탈리아 수사당국의 판단이었다.



하지만 복수의 소식통은 "모두가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와 시리아가 지원하는 헤즈볼라를 가리키고 있다"며 "이들은 오랫동안 마약 밀매를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고, 전 세계 캡타곤 거래에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IS는 캡타곤을 생산할 능력조차 없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시리아 언론인이자 정치 분석가인 마르완 파르자는 "이제 IS는 이라크와 시리아의 사막에서 지리적으로 분리된 소집단"이라며 "IS는 캡타곤 생산에 필요한 활성 물질을 수입할 능력도, 마약을 싸는 플루트 페이퍼를 조달할 능력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캡타곤을 싸거나 숨기기 위해선 크고 더 많은 첨단 기계가 필요한데다 그 안에 마약을 숨길 능력도 없다"고 덧붙였다.
선박 출항지가 아사드 정권이 장악한 시리아 라타키아 항이라는 점과 아사드 가문이 불법 산업에 연루된 전력도 시리아 정권 연루설의 근거로 제시됐다.
파르자는 "라타키아 항을 통한 수출은 IS 권력 정점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이집트 당국은 아사드의 사촌인 라미 마흘루프가 만든 우유갑에 숨겨진 환각물질 해시시를 발견하기도 했다.
아사드와 형제인 마헤르 아사드 등 다른 가족이 오랫동안 마약 거래에 관여해왔다는 증언도 나왔다.
중동지역 안보·국방 컨설턴트인 로이스 드 멜로는 "마헤르는 오랜 마약 거래 역사를 가진 헤즈볼라와 광범위하게 협력하고 있다"며 "헤즈볼라는 시리아와 아사드 일가가 범죄 세계로 가는 채널이자 전선"이라고 했다.
그럼 이탈리아 경찰은 왜 IS 소행으로 결론 내렸을까.
헤리티지 재단의 중동문제 선임연구원은 "이렇게 많은 마약을 운반하는 데에는 이탈리아 범죄조직이 연루됐음이 분명하다"며 "IS 책임으로 돌리는 게 헤즈볼라나 시리아를 탓하는 것보다 자국 범죄단체에 더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oneyb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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