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동남아서 첫 '동성 결합' 인정하나…의회 투표 남겨
법적 권리 이성 결혼과 비슷한 사실상 혼인…'결혼' 표현은 못 해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이 동남아에서는 처음으로 동성 간 사실상 혼인 관계를 인정하는 문턱에 다다랐다.
9일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태국 내각은 전날 동성 간 결합에 이성간 결혼과 유사한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2개의 법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해당 법안들은 의회를 통과하면 효력을 발휘할 예정이다.
동성 간 결합이 인정된다면 이는 동남아 국가에서 처음이자, 아시아에서는 지난해 5월 동성 결혼을 처음으로 인정한 대만 다음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동성 간 인정된 혼인 관계'(Civil Partnership) 법안은 두 명 다 최소 17세 이상이고, 적어도 한 명이 태국 시민일 경우 '동반자 관계'(partnership)로 등록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들 사이의 결합이 결혼으로 정의되지는 않지만, 의붓자식 입양이나 상속 그리고 공동 재산 소유권 등과 같이 이성 결혼 커플이 갖는 것과 같은 법적 권한을 부여받는다.
다만 이성 결혼 커플이 국가에서 받는 것과 같은 수준의 재정적 지원은 받지 못한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법안 마련에 참여한 태국 동성애자 단체의 끼띠난 다라마탓 회장은 로이터 통신에 법안은 본질적으로는 동성 커플이 결혼을 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를 남성과 여성 사이의 행위로 법적으로 정의된 결혼으로 부르는 데까지는 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끼띠난 회장은 "이름이 뭐가 중요한가. 중요한 것은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태국은 인구의 95% 이상이 불교 신자인 나라로 사회 규범이 보수적이라는 평도 있지만, 개인의 성적 지향에는 관대한 편이어서 성 소수자들이 많이 찾는 국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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