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코로나19 환자 300만명 넘겨…전체인구 약 100명중 1명 감염
월드오미터 집계…정점이던 4월수준 넘는 확산세에 당분간 환자 증가 이어질 우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수가 6일(현지시간) 300만명을 넘어섰다.
통계 집계 사이트 월드오미터는 이날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환자 수를 300만7천237명으로 집계했다.
누적 사망자 수는 13만2천704명으로 집계했다.
환자 수 300만명은 단일 국가에서 나온 코로나19 감염자로는 가장 많은 것이자, 미 인구조사국이 추정하는 미국 전체 인구(약 3억2천900만명)의 약 1%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로써 미국은 지난 1월 20일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첫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온 지 168일 만에 환자 수가 300만명을 넘기게 됐다.
첫 환자 발생 뒤 100만명(4월 27일)을 넘길 때까지는 석 달 남짓이 걸렸으나 이후 40여 일 만에 200만명(6월 7일)을 넘었고, 다시 약 한달 만에 100만명이 추가됐다.
다만 미 존스홉킨스대학은 이날 오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291만23명, 사망자 수를 13만90명으로 집계했다.
하루 신규 환자가 3만6천명(이하 존스홉킨스 통계 기준)에 달하는 등 4월 중·하순 정점에 올랐던 미국의 코로나19 확산 추세는 자택 대피령과 기업체·점포 폐쇄 등 강도 높은 억제책으로 이후 하루 신규 환자가 1만7천명 선까지 떨어지며 기세가 꺾이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다 지난달 19일 다시 3만명 선을 넘긴 하루 신규 환자는 지난달 26일 4만5천300명으로 4만명을 돌파했다.
이어 이달 1∼3일에는 5만1천200명, 5만4천500명, 5만2천100명으로 사흘 연속 5만명을 넘겼다. 이미 4월의 정점 수준을 상회해 코로나19가 더 가파르게 확산하는 것이다.
4월 당시에는 뉴욕주가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였다면 지금은 플로리다·텍사스·캘리포니아·애리조나주 등 4개 주가 환자 급증을 이끌고 있다.
스콧 고틀립 전(前) 미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지난 5일 CBS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뉴욕 대량발병 때 있었던 이 전염병의 정점에 되돌아와 있다"고 진단했다.
너무 일찍 경제 재개에 나서면서 코로나19 방역에 실패했다는 탄식도 지역의 선출직 지도자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케이트 가예고 시장은 5일 "우리는 너무 일찍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코로나19가 다시 들불처럼 번지자 일부 주·카운티·시에서는 경제 재가동 계획을 중단하거나 영업을 재개한 점포를 다시 폐쇄하는 등 재개를 되돌리는 중이다.
이날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가 식당·체육관 등을 문 닫도록 했고, 이에 앞서 캘리포니아주에선 코로나19가 급증하는 카운티에서 식당·술집의 실내 영업을 중단하도록 했다.
또 애리조나주는 술집·체육관·영화관·테마파크 등을 최소 30일간 폐쇄했고, 텍사스·플로리다주는 술집에서 술 마시는 것을 금지했다.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텍사스주 일부 병원은 이미 병실과 중환자실(ICU)이 포화 상태가 됐다고 선언하는 등 병원의 수용능력에도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이다.
또 캘리포니아 등 일부 지역에선 독립기념일(7월 4일) 연휴를 맞아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막기 위해 해변을 폐쇄하고 불꽃놀이 행사를 취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지니아·플로리다·캘리포니아·뉴욕주의 일부 해변 도시에는 수만명의 인파가 몰리며 코로나19 확산의 온상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을 하지 않은 채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산에서 독립기념일 전야 행사를 하고, 독립기념일 당일에는 워싱턴DC 백악관 남쪽 잔디밭 일대에서 '2020 미국에 대한 경례' 행사를 열었다.
주·시 정부가 서둘러 규제 조치를 내놨지만 이들이 전파 억제에 효과를 낼 때까지는 당분간 환자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많다.
미국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이끄는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지난달 30일 상원 청문회에서 "지금 상황을 되돌리지 못하면 하루 (신규 코로나19 환자가) 10만명까지 올라가도 난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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