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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베네수엘라 마두로 금 인출요청에 "대통령은 과이도"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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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베네수엘라 마두로 금 인출요청에 "대통령은 과이도" 판결
영란은행, 베네수 중앙은행이 위탁한 금 1조2천억원 규모 보관
마두로 정권, 영란은행이 금 인출 거절하자 소송 제기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법원이 베네수엘라의 헌법상 대통령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아닌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2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잉글랜드·웨일스 고등법원은 이날 위탁 보관 중인 금을 돌려달라며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영란은행(BOE)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법원은 "영국 정부는 과이도를 헌법상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마두로를 헌법상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법원은 동시에 두 사람을 대통령으로 인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요청한 금 인출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마두로 대통령은 2018년 5월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했지만, 야권은 부정 선거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 국가들도 잇따라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실제 이듬해 1월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고 나서자 영국은 미국 등과 더불어 과이도 의장을 베네수엘라 수반으로 인정했다.
문제는 영란은행에 보관 중인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의 금 인출과 관련해 불거졌다.
마두로 정권하에 있는 베네수엘라 중앙은행 총재는 2018년 영란은행에 위탁 보관 중인 10억 달러(약 1조2천억원) 규모의 금 인출 의사를 밝혔지만, 영란은행은 '권한 문제'가 있어 인출을 허가할 수 없다고 답했다.
공식적으로 영국 정부가 과이도 의장을 베네수엘라 정상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영란은행 역시 마두로 정권하에 있는 중앙은행의 금 인출 요구에 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금 인출이 거부되자 마두로 정권은 영국에 있는 변호사를 고용해 소송에 나섰다.
마두로 정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필요한 인도주의적 구호와 의약품 등을 분배하기 위해 금 인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판결 직후 베네수엘라 중앙은행 측 대리인은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리인은 "이번 판결은 현지의 실제 상황을 완전히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마두로 정권이 베네수엘라와 행정 기관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면서 "이번 결과는 문제를 지연시키면서 삶이 위험에 처한 베네수엘라 국민에 손상을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pdhis9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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