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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총선 '형제의 난' "취임약속 안지켜 vs 집안싸움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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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총선 '형제의 난' "취임약속 안지켜 vs 집안싸움 무관"
국정 전반 비판하며 '형 때리기' 나선 동생에 리셴룽은 거리 두기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내달(7월) 10일 조기 총선을 열흘가량 앞두고 싱가포르에서 총리 집안의 '형제의 난'이 본격화하고 있다.
30일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리셴룽 총리의 동생인 리셴양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리 총리가 속한 집권 여당의 국정 전반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여당의 압승을 저지해달라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했다.
리셴양은 최근 야당인 전진싱가포르당(PSP)에 공식 입당했고, 사무총장 직책을 맡았다.
리셴양은 "(여당의) 압도적 의회 다수를 끝내기 위해 투표해달라. 변화하기 위해 투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65년 독립 이후 계속 집권해 온 인민행동당(PAP)은 2015년 총선에서 전체 89석 중 83석을 차지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압승이 예상된다.
리셴양은 여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잘못 대응했고 '가짜뉴스법'을 제정해 반대 목소리를 가로막았다면서, 현 정부에서는 소수 엘리트들만 혜택을 받고 있고 다수 시민은 좌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리 총리가 2004년 총리직에 오를 당시 다양한 의견을 표출하고 함께 성장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리셴양은 지난해에도 PSP를 만든 탄쳉보크 전 의원에 대해 "진짜 민주주의에 어울리는 지도자"라며 치켜세우고, "오늘날의 PAP는 내 아버지 때의 PAP가 결코 아니다. 그 당은 길을 잃었다"며 형인 리 총리를 간접적으로 비판했었다.
이에 대해 리 총리는 이번 총선은 집안 다툼에 관한 것이 아니라며 '거리 두기'에 나섰다.
신문에 따르면 리 총리는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동생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어떤 정당에 들어가는 건 시민으로서의 리셴양의 권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총선은 나나 내 동생과 내가 관련됐을 수 있는 집안싸움에 대한 게 아니다. 싱가포르 역사상 매우 중대한 순간에 있는 싱가포르의 미래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형제는 선친인 '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 총리가 작고(2015년)한 뒤 2년 후인 2017년부터 선친의 유훈을 둘러싸고 사이가 급격히 벌어졌다. 여동생인 리웨이링 싱가포르 국립 뇌 신경의학원 원장도 가세했다.
동생들은 리 총리가 '사후에 자택을 허물라'는 아버지의 유언을 어기고 이를 정치적 도구로 활용하면서 '왕조 정치'를 꿈꾼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리 총리가 아들인 홍이에게 권좌를 넘겨주려 한다고 주장했다.
리 총리는 동생 가족에 의한 유언장 조작설을 제기했고, 리셴양은 다시 국부펀드 테마섹 최고경영자이자 형수인 호칭의 문서 절도 의혹으로 맞서는 등 양측간 갈등은 회복될 수 없을 정도로 깊어졌다.
sout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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