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약은 무죄…"성실 복용환자 코로나19 감염 위험 낮아"
김광일 분당서울대병원·정해관 성균관대의대 교수팀 연구결과
고혈압약 복용이 코로나19 위험 높일 수 있다는 '논란' 해소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고혈압 치료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릴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사실이 국내에서도 확인됐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중국에서 고혈압 치료제를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높이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하는 연구 결과가 나와 논란이 벌어진 바 있다.
김광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정해관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연구팀은 40세 이상 대구시민의 지난 1년간 고혈압 치료제 복용 여부와 코로나19 유병률을 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대한의학회지(JKM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가장 널리 쓰이는 고혈압 치료제인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CE) 억제제' 또는 '안지오텐신2 수용체 차단제'(ARB)가 코로나19 감염에 영향을 끼치는지 확인하고자 이뤄졌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세포에 침투할 때 ACE2 수용체에 결합하는데, 이 두 가지 고혈압 치료제가 체내 ACE2 발현을 증가 시켜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하게 한다는 연구 결과가 중국에서 발표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3월 이런 연구 결과가 공개되자 고혈압 환자의 불안이 고조됐고, 이후 미국 의학계에서 이를 반박하며 고혈압 치료제 복용을 중단해선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대구시민 137만명의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한 코호트 연구로 고혈압 치료제와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무관하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이다.
특히 국내 연구에서는 약물의 종류와 무관하게 고혈압 치료제를 성실히 복용한 환자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고혈압 치료제를 복용한다고 해서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커지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고혈압 환자는 코로나19 우려를 이유로 약물 복용을 중단해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의료계 전문가들은 고혈압 치료제가 아니라 고혈압 자체가 코로나19 감염 후 사망률을 높이는 원인 중 하나이므로 약물 복용으로 혈압 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한고혈압학회는 고혈압 치료제가 논란이 된 3월에도 "고혈압 치료제 사용으로 얻는 이득이 중단 및 변경에 따른 위험보다 크다"며 지속해서 복용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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