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서 엄숙한 분위기 속 50분간 147구 인계식…24일 오후 한국 도착
성조기에서 유엔기 거쳐 태극기 갈아입고 한국행 비행기 안치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에 있던 한국전 전사 국군 유해 147구를 고국의 품으로 다시 돌려보내는 인계식이 23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거행됐다.
국방부와 미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은 이날 오후 4시(한국시간 24일 오전 5시) 하와이 진주만-히캄 합동기지(JBPHH)에서 유해 147구를 한국으로 봉환하기 위한 유해 인수식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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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봉환되는 대상은 북한에서 발굴해 미국에 전달한 유해 중 한미 공동 합동 감식을 통해 국군으로 판정된 유해다.
한국전에서 안타깝게도 전사한 뒤 나중에 북한에서 발굴하고 미국까지 거치는 우여곡절 끝에 6·25 발발 70년을 앞두고 마침내 고국의 품에 다시 안기는 것이다.
미 국방부 웹사이트 중계 영상에 따르면 이날 인수식은 시종 엄숙하고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50분가량 진행됐다.
한국에서 국방부 박재민 차관과 허욱구 유해발굴감식단장, 신상범 6·25전쟁 70주년 사업단장, 김준구 주 호놀룰루 총영사가, 미국에서는 필립 데이비슨 인도·태평양사령관과 다리우스 버나지 DPAA 부국장, 그리고 마크 질렛 UN사 참모장 등 100명가량이 참석했다.
행사는 추념사에 이어 한국, 미국, 유엔사가 각각 유해 인계에 동의하는 서명식을 거쳐 유해가 담긴 관을 한국 측에 전달하는 절차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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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단에 미국 국기인 성조기로 미리 싸여 있던 유해 상자를 미군 2명이 조심스럽게 벗겨낸 뒤 이를 유엔기로 다시 감싸는 관포 절차를 진행하고 마지막에는 태극기로 한 번 더 정성스럽게 갈아입혔다.
수많은 사연을 담은 유해 상자는 이렇게 한국 유해발굴감식단의 손에 전달돼 비행장에 대기 중이던 공군 공중급유기 시그너스(KC-330)으로 이동했다. 이 상자 외에 나머지 146구의 유해는 이미 기내로 옮겨진 상태였다.
박 차관과 데이비슨 사령관이 헌화한 뒤 유해를 태운 비행기를 향해 거수경례하고 일동 묵념의 시간을 가지며 유해 인수식은 50분 만에 끝났다.
이날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 탓에 규모를 줄이고, 참석자 대부분 마스크를 쓴 채 진행됐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해달라는 안내 방송도 나왔다.
박 차관은 추념사에서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의 유해를 한국으로 모셔와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미국에 감사의 뜻을 표한 뒤 "신원이 확인된 7구는 유가족 품에 돌아가 감동을 더한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유해가 한국에 도착하면 현지에서 미군 유해 7구를 미국으로 봉환하는 행사도 함께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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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슨 사령관은 "한미동맹은 전례없는 상호 신뢰와 가치, 우정에 기반한 굳건한 동맹"이라며 "한반도에 주둔한 한국군과 미군은 마지막 숨결을 조국에 바친 호국 영웅을 마음에 깊이 새겨야 할 것"이라면서 '같이 갑시다'(We go together)를 외쳤다.
유해를 실은 항공기는 한국 시각으로 24일 오후 4시 50분께 서울공항에 도착한다.
미국은 앞서 2012년 12구, 2016년 15구, 2018년 65구 등 3차례에 걸쳐 92구의 국군 전사자 유해를 한국으로 인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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