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주요 인터넷 언론사 편집인 "편집권 독립 위협"
외신 "친정부 사업가, 광고대행사 지분 50% 취득"
(제네바=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 헝가리의 주요 인터넷 언론사 편집인이 정부에 비판적인 기사를 실을 자유를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고 AFP, AP 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터넷 언론사 Index.hu의 둘 서볼치 편집인은 이날 자사 웹사이트에 성명을 올리고 "헝가리에서 가장 큰 뉴스 사이트이자 독립적인 목소리를 내는 몇 안 되는 매체인 Index가 심각한 위험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자 수십 명이 연대 서명한 이 성명에서 "우리는 정치인과 정부 메신저, 경제 행위자가 기사에서 힘을 내지 못하는 뉴스 매체를 원했다"며 "조직 개편안으로 Index는 우리가 아는 편집진의 종말을 말해줄 수 있는 그런 외압에 처하게 됐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2∼3일이 Index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조직 개편안의 내용 등 성명을 발표한 구체적인 배경에 대해서는 알리지 않았다.
이에 대해 현지 매체 24.hu는 Index 사측이 제작의 많은 부분을 외주화하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경영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광고 수입이 부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외신들은 이번 개편안이 지난 3월 친정부 성향의 사업가 버시 미클로시가 Index의 광고 대행사 지분을 50% 취득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당시 버시는 Index가 영향력 있고 독립적인 매체로 남길 희망한다고 밝혔지만, 직원 등은 이를 Index 자율성의 위협으로 봤다.
헝가리에서는 권위주의 지도자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지난 2010년 재집권한 이후 많은 매체가 정부 선전 기관으로 전환되거나 친정부 인물들이 매체를 사들이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이에 따라 국경없는기자회(RSF)가 최근 발표한 세계 언론 자유 조사에서 헝가리는 180개국 중에서 89위를 차지했다. 2013년에는 56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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