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 등 우주 X선 광원 100만개 담아낸 X선 지도 공개
최신 X선 우주망원경 '이로시타' 첫 작품…182일에 걸쳐 전천 탐사 결과물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은하 중심의 활동은하핵과 주변 물질을 빨아들이는 초대질량 블랙홀 등 우주에서 X선을 내뿜는 100만개 이상의 천체를 담은 X선 지도가 제작됐다. 이 지도에 담긴 X선 광원은 X선 천문학이 시작된 이후 지난 60년간 발견한 것의 두 배에 달한다.
독일 막스 플랑크 외계물릭학 연구소(MPE)는 지난해 7월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와 합작으로 '스펙트럼-뢴트겐-감마'(SRG) 위성에 실어 보낸 X선 우주망원경 '이로시타'(eROSITA)가 첫 전천(全天) 탐사를 해 만든 X선 지도를 19일 공개했다.
SRG 위성은 중력 평형점인 라그랑주점 2(L₂) 주변 헤일로 궤도에 있으며, 이로시타는 우주의 각 지점을 150~200초씩 182일에 걸쳐 관측했다.
이 지도는 지난 1990년 독일항공우주국(DLR)이 발사한 X선 위성 ROSAT이 제작한 이미지보다 4배나 깊고, 10배나 많은 천체를 담고있는 것으로 발표됐다.
우주의 천체 대부분이 X선을 내뿜지만 X선 이미지에 포착된 뜨겁고 에너지가 넘치는 우주는 가시광이나 전파 망원경으로 포착한 것과는 사뭇 다르다.
X선 망원경이 우리 은하 밖에서 포착하는 천체는 대부분이 멀리 있는 활동은하핵이나 초대질량블랙홀이다. 우리은하 내에서는 뜨거운 가스의 구조와 이를 둘러싼 매질 등을 정교하게 잡아낼 수 있다.
이밖에 자기활동이 강하고 뜨거운 코로나를 가진 별과 중성자별이나 블랙홀, 백색왜성 등을 가진 쌍성계, 초신성 잔해 등도 X선 이미지로 포착된다.
X선 망원경은 광원의 위치만 파악할 수 있으며 X선을 내는 천체의 정체는 다른 파장의 망원경을 이용해야 알 수 있다.
MPE 연구팀은 150만㎞ 밖에 있는 이로시타의 상태를 수시로 점검하며 7대의 카메라로 수집한 165기가바이트(GB) 분량의 자료를 받아 X선 지도를 제작했다.
러시아 SRG팀의 수석과학자인 라시드 순야예프는 이로시타가 이미 2차 전천지도 작성을 시작해 올해 안에 완료할 것이라면서 향후 3년 반에 걸쳐 이번 것과 같은 7개의 지도를 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 지도를 결합했을 때 감도는 5배 더 향상돼 천체물리학자와 우주학자들이 수십년간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MPE 고에너지 천체물리학 그룹장인 키르팔 나드라 박사는 "이로시타가 불과 6개월만에 100만개 광원을 가진 지도를 제작함으로써 X선 천문학에 이미 혁명을 가져왔다"면서 "이는 앞으로 펼쳐질 성과의 맛보기에 불과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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