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이 고의로 코로나 퍼뜨렸을 가능성"…중국 반발(종합3보)
WSJ 인터뷰서 "고의적이었을 가능성 있다"며 중국 비난…근거 제시 못 해
볼턴 겨냥 "협상장에 볼턴이 있으면 전쟁할 거라고 상대방이 생각"
중국 "세계 경제 연결돼 있어…글로벌 공급 사슬 끊는 건 불가능"
(뉴욕·베이징·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김진방 특파원 현혜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경쟁국들의 경제를 망가뜨리기 위한 수단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제적 확산을 부추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를 하고 "그건 고의적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WSJ이 18일 보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국경 밖으로 확산하게 내버려 둔 데에는 경제적 동기가 있을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경제적 여파를 확대하려 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맞다. 그들은 '우리는 곤경에 빠졌다. 미국이 우리를 죽이고 있다'라고 말한다"면서 "지난 1년 반 동안 미국 경제가 그들을 날려버렸다. 그 이유는 바로 관세"라고 답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이런 주장을 뒷받침할 정보를 가진 것은 아니며, 단지 개인적인 느낌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 밖으로 확산한 것과 관련해 당국의 무능이나 실수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혹시 누가 아느냐. 그건 영향을 미쳤다"라며 여운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의 종착지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2차 유행이 오더라도 중국처럼 전수조사식 대규모 진단검사를 하지는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미국인이 코로나19 예방 수단이 아니라 대통령에 대한 반감을 표시하려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일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마스크 착용의 더 큰 문제점은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만지작거리면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키운다는 점이라고 주장하며 "마스크를 만진 손으로 눈, 코, 입을 비비고 나서 어떻게 감염됐는지 모른다고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난에 관해선 "11월 3일(대선) 전에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면서 "GDP(국내총생산)도 엄청나게 오를 것이며, 다시 정상으로 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공세에 대해 "정치적인 역량으로 경제 규칙을 바꾸려 하는 것은 실현 불가능하고, 현명하지 못한 일"이라며 "이는 미국이 맞닥뜨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자오 대변인은 "지금은 국제화 시대이고, 각국의 이익은 서로 얽혀 있다"면서 "글로벌 공급 사슬은 시장 규칙과 기업의 공동 작용으로 형성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이런 행위는) 미국 보통 국민에게 더 큰 피해를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의 상당 시간을 회고록 발간을 앞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비판하는 데 할애했다고 WSJ은 전했다.
그는 "내가 볼턴에게서 좋아하는 유일한 것은 모두가 '그는 미쳤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라면서 "그와 함께 걸어 들어가면 훌륭한 협상 위치에 오를 수 있다. 볼턴이 거기 있으면 상대방이 '저들은 전쟁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 경찰의 흑인 남성 살해 사건으로 불붙은 인종차별 항의 시위와 관련해 미 경제·사법체계에 남아있는 구조적 인종차별이 개선될 것으로 낙관하며, 텍사스에서 마지막 흑인 노예가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준틴스데이'(Juneteenth Day)를 자신이 널리 알린 것이라며 자화자찬했다.
기념일인 오는 19일 정치 유세를 개최하려다 여론의 비난으로 날짜를 변경한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좋은 일을 했다. 준틴스를 매우 유명하게 만들었다"라며 "정말 중요한 행사인데 아무도 그날에 대해 들어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 초반 자신의 트위터에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도 시작된다'는 글을 올린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이 글은 위협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사실로 받아질 수도 있는데 자신의 의도는 "두 가지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 공원에서 평화롭게 시위 중이던 시위대를 강제로 해산시켜놓은 뒤 세이트존스 교회 앞에서 성경을 들고 기념사진 촬영을 한 전후 상황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교회를 방문하겠다는 결정이 "아주 빨리 내려졌다"고 말해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 마크 밀리 합참 의장 등 군 수뇌부가 '기념사진 촬영행사'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는 해명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면서 교회 주변에 모인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너무 시끄러워 기도를 드릴 적기가 아니었고, 또 "교회에 많은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교회 안에도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교회 전체가 판자로 막혀있었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며 "그래서 교회 앞에 서 있었고, 성경을 들어 올렸고, 몇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떠났더니 내 평판이 나빠져 있었다"고 토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발병 이후 처음으로 20일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개최하는 대규모 유세에 품은 기대감을 드러내며 유세장에서 누군가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그 비율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재선 캠프는 유세 당일 참석자들에게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나눠주고 체온도 체크할 계획이지만, 마스크 착용을 해야만 유세장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장녀 이방카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유세장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군중 사이에 앉아있어도 괜찮겠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에 취약한 연령대는 고령층이라며 "내 딸은 젊지 않으냐"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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