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토모 의혹 제3자가 조사해야"…아베 총리에 35만명 청원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불리는 '모리토모(森友)' 스캔들을 제3자가 조사토록 해달라는 청원이 아베 총리 본인에게 전달됐다.
이 청원에는 35만2천659명이 전자서명으로 동참했다.
2017년 2월 아사히신문의 특종 보도로 불거진 모리토모 스캔들은 아베 총리 부부와 가까운 사이인 가고이케 야스노리(籠池泰典) 전 모리토모학원 이사장 부부가 2016년 6월 쓰레기 철거 비용 등을 인정받아 감정평가액보다 8억엔가량 싸게 학교 용지로 쓸 오사카(大阪) 소재 국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 아베 총리 부부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혹이다.
이 의혹은 2018년 3월 국유지를 관리하는 재무성이 이전에 국회에 제출했던 문서에서 아베 총리 부부와 관련된 내용이 삭제되거나 수정되는 등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키웠다.
이 와중에 서류 조작과 관련해 상사의 강요가 있었다는 메모를 남기고 재무성 산하의 긴키(近畿) 재무국 직원인 아카기 도시오(赤木俊夫·당시 54세) 씨가 자살했다.
파장이 커지자 재무성은 자체 조사를 벌여 당시 이재국장이던 사가와 노부히사(佐川宣壽) 전 국세청 장관이 문서 조작 방향을 정하고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018년 6월 발표하고 더 윗선의 개입은 없는 것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검찰도 특혜 매각에 관여한 공무원들을 수사했지만 불기소처분을 확정해 이 의혹은 '손타쿠'(촌탁·忖度)에 의한 실체 없는 스캔들로 유야무야됐다.
헤아린다는 뜻인 촌(忖)과 탁(度)으로 이뤄진 '손타쿠'는 아랫사람이 윗사람의 의중을 살펴서 알아서 일 처리를 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그러나 사망한 아카기 씨의 부인인 마사코(雅子) 씨가 올 3월 유서를 공개하고 윗선의 구체적인 문서 조작 지시 의혹을 폭로하면서 재조사를 요구하는 여론이 일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검찰에서 이미 수사해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 아래에서 사실관계를 철저히 조사해 분명히 밝혀졌다"며 재조사 요구를 거부했다.
이런 상황에서 마사코 씨는 15일 대리인 변호사를 앞세워 독립적인 제3자 위원회에 의한 재조사를 요구하는 청원서를 아베 총리 앞으로 보냈다.
35만여명의 전자서명이 붙은 이 청원서는 아소 부총리와 일본 국회 양원인 중·참의원 의장에게도 함께 발송됐다.
마사코 씨는 아베 총리 등에게 보낸 자필 편지에서 "재무성과 긴키재무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 남편이 문서조작을 하게 됐는지, 그리고 조작으로 이어진 토지 거래에 관한 문제는 없었는지 진상이 규명돼야 한다"면서 "남편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진실을 알고 싶다"고 재조사를 요구했다.
대리인으로 나선 마쓰마루 다다시(松丸正)·오고시 데루유키(生越照幸) 변호사는 "서명부와 1만2천여 명의 의견을 함께 전달했다"며 해외에서도 서명에 동참한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마사코 씨는 지난 3월 남편의 유서를 공개한 뒤 문서 조작을 지시한 사가와 당시 이재국장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오사카(大阪)지법에 제기했다.
이어 같은 날 27일부터 인터넷에서 제3자위원회를 통한 재조사를 호소하는 서명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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