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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반중 인도태평양 군사동맹' 압박…FFVD 꺼내며 북에도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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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반중 인도태평양 군사동맹' 압박…FFVD 꺼내며 북에도 경고
'군사안보 줄세우기' 고민 커지는 한국…북 군사행동 위협에 경고수위 올려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 국방수장인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중국을 '역내 위협'으로 규정, 인도·태평양 동맹의 공동대응을 명분으로 군사 분야 반중(反中) 블록 구축에 직접 총대를 멨다. 싱가포르 일간지 기고를 통해서다.
이와 함께 북한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 등을 통해 남북관계 단절을 선언, 대남 군사행동을 예고한 가운데 한동안 거론하지 않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표현을 이례적으로 꺼내 들며 대북 경고 수위도 높였다.
에스퍼 장관의 이번 언급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달 31일 중국의 군사력 증강 '위협'을 거론하며 서방 자유민주 진영이 주도하는 세계질서 구축을 위한 동맹과의 국제적 공조 문제를 꺼낸 지 보름여만이다.
국방장관이 직접 한국 등 역내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을 일일이 열거, 세 과시에 나서며 인도·태평양 역내 동맹들의 군사·안보 단일대오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선 셈이다.
중국의 역내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탄생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고리로 반중(反中) 네트워크 강화를 독려, 경제·인권 문제에 이어 군사·안보 분야에서도 중국을 고립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에스퍼 장관이 '안전한 방위 공급망'이란 표현을 쓴 것도 눈길을 끈다.
에스퍼 장관은 군사 분야 대중국 견제 목적인 '태평양 억지 구상'을 의회와 잡고 본격 추진해 나가겠다는 방침도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러나 신(新)냉전 국면에서 미중간 군사·안보 패권경쟁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이러한 동맹국 입장에선 줄 세우기 압박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특히 미중 모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한국으로선 고민이 커지는 상황이다.
앞서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우리 정부의 신남방 정책의 공통분모 찾기를 고리로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합류를 촉구해왔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인도·태평양 전략의 세 기둥 중 하나인 '파트너십 강화'를 거론하면서 북한의 FFVD와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라는 목표와 이를 위한 한미 공동의 노력을 재확인했다.
'완전한 검증'을 전제로 하는 '최종적인 비핵화'를 뜻하는 FFVD는 북미 비핵화 협상이 표류하는 와중에 한동안 당국자들에게서 등장하지 않았던 표현이다.
에스퍼 장관이 FFVD라는 표현을 다시 꺼내든 것은 '비핵화 없이는 제재 완화 없다'는 기존 원칙의 연장 선상에서 최근 들어 남북관계 단절 등 대남 군사행동을 예고하며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을 향해 경고 수위를 높인 차원도 있어 보인다.
북한은 한국시간으로 16일에는 입장문을 통해 남북합의로 비무장화된 지역에 다시 진출하고 남쪽을 향해 삐라(전단)를 살포하겠다고 예고했다.
에스퍼 장관이 '병력의 현대화'와 '억지력 강화' 투자를 강조하면서 신형무기 개발을 거론, 군사력을 과시한 것을 두고도 일차적으로는 중국 겨냥용이겠지만 대북 우회 경고 차원도 깔린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싸우게 되지 않길 희망한다면서도 전쟁을 하게 되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군을 준비시킨다는 에스퍼 장관의 언급도 "우리의 적들에게 알리겠다. 우리 국민이 위협받는다면 우리는 결코 행동하는데 주저하지 않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지난 13일 미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 졸업식 연설과도 오버랩되는 것이다.
북한이 도발 등 레드라인을 넘을 경우 강력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 아니냐는 해석인 셈이다.
앞서 국방부는 14일(현지시간) "우리는 굳건한 연합방위태세 유지에 계속 전념하고 있다"고 경고음을 보낸 상태이다. 국무부도 지난 13일 "도발을 피하라. 한국의 방어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철통 같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 수위를 조절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2주년인 지난 12일 전후해서도 특별한 언급을 내놓지 않는 등 대선 국면에서 한동안 북한을 거론하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 침묵을 깰지도 주목된다.

hanks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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