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신규확진 36명 늘어 확산 비상…"우한 초기와 비슷"(종합2보)
농수산물 도매시장 '신파디' 연관…시 "비상시기 진입" 선포
연어 취급 상점 도마 위 검출 소식에 베이징 연어 판매 중단
(베이징·홍콩=연합뉴스) 김윤구 안승섭 특파원 =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57일 만에 다시 발생한 데 이어 확진자 수도 하루 만에 36명이 늘어나자 시 당국이 이미 "비상시기"에 들어갔다고 선언했다.
14일 환구시보에 따르면 베이징 코로나19 영도소조는 전날 대책회의를 열어 최근 코로나19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영도소조는 이번 확진자 증가는 대형 농수산물 시장인 신파디(新發地) 도매 시장과 관련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에서는 지난 11일 신규 확진자 1명이 나온 데 이어 12일에는 확진자 6명, 13일에는 36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차이치(蔡奇) 베이징 당서기가 주재한 회의에서는 신파디 시장을 봉쇄하고 주변 주택단지에서는 출입을 금지하는 폐쇄식 관리를 한다고 강조했다.
신파디 시장 인근 11개 주택단지가 봉쇄됐으며, 3개 초등학교와 6개 유치원의 수업이 중단됐다.
회의에서는 또 바이러스 발원지를 찾아 의학관찰과 핵산검사 범위를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신파디 시장 종사자와 인근 주민 전원을 대상으로 핵산검사를 실시하며 신파디 시장에서 전면적인 소독 작업을 할 예정이다.
아울러 베이징 코로나19 영도소조는 해외에서 베이징으로 들어오는 사람과 화물에 대한 관리와 검역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실패를 교훈 삼아 방역의 끈을 조여야 한다"면서 "전파경로를 단호히 차단하고 확산을 억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회의에서는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전문가들이 베이징으로 파견돼 방역 업무를 이끈다고 밝혔다.
베이징에서는 연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르자 신파디 시장이 있는 펑타이(豊臺)구의 2개 지역과 시청(西城)구의 1개 지역 등 모두 4개 지역이 코로나19 중위험 지역으로 격상됐다.
펑타이구는 "코로나19 확산 대응을 위해 지휘본부가 설치됐다"며 "'전시상황'과 같은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뎬(海淀)구는 모든 지역사회에서 방역 2급 대응 조치를 다시 해 단지 진입 시 체온 검사 등을 요구하기로 했다.
베이징청년보 등에 따르면 수입 연어를 취급하는 신파디 시장 내 상점 도마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베이징 시내 식당 메뉴에서 일제히 연어가 사라졌다.
또한, 까르푸 등 주요 슈퍼마켓들도 연어 관련 제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베이징시 당국은 문제의 수입 연어 공급처인 징선 해산물 시장, 신파디 시장 등과 시내 식당 사이를 오가며 식재료 배달 업무를 하는 모든 종사자가 검사를 받도록 했다.
시내 식당들은 식당에 들어오는 모든 손님의 건강 상태도 검사해야 한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 중국 최고 지도부가 근무하는 중난하이(中南海)와 톈안먼(天安門) 광장 등이 있는 둥청(東城)구도 비상이 걸렸다.
둥청구는 최근 14일 동안 신파디 시장을 방문한 모든 주민이 검사를 받도록 했다.
베이징시 보건당국은 경찰과 협력해 지난 3월 30일 이후 신파디 시장과 밀접하게 접촉한 모든 사람의 샘플을 채취할 예정이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우한(武漢) 퉁지의학원의 공중보건 전문가 펑잔춘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베이징의 상황은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 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우한 내 초기 확산 단계와 유사하다"고 경고했다.
우한에서는 지난해 말 화난(華南) 수산시장에서 코로나19 발병이 처음으로 보고된 후 시 전역으로 급속히 확산했다.
그는 "베이징시 당국은 전염병 통제조치 단계를 당장 올려야 한다"며 "지금 당장 통제하지 못한다면 베이징의 높은 인구밀도 때문에 단기간에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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