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남미공동시장 FTA 체결 당분간 어려울듯…비관론 잇따라
유라시아 그룹 "EU, 메르코수르와 협상 사실상 동결"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유럽연합(EU)과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간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잇따르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국제 컨설팅업체 유라시아 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EU가 메르코수르와 FTA 협상을 사실상 동결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유라시아 그룹의 유럽·브라질 담당 전문가들은 "EU가 메르코수르와 FTA 체결 문제를 냉장고에 넣었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협상 진전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와 환경 문제에서 브라질 정부에 대한 EU 측의 불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EU 입장에서 FTA 체결을 위협하는 요인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 국제사회의 우려를 무시하는 그의 행태,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증가"라고 지적했다.
브라질 주재 독일 대사도 전날 브라질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가 계속되면서 EU-메르코수르 FTA 체결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대사는 2018년 8월∼2019년 7월에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면적이 1만100㎢에 달했으며, 이는 2007년 8월∼2009년 7월(1만2천900㎢) 이후 최대치라는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 자료를 들어 "독일 의회와 유럽 의회에서 FTA 체결에 대한 찬성표를 확보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EU와 메르코수르는 지난해 6월 말 벨기에 브뤼셀 각료회의에서 FTA 체결에 합의했다.
EU는 FTA 체결 조건으로 브라질이 파리기후변화 협약을 준수할 것을 요구해 왔다. 이 협약은 2030년까지 아마존 열대우림을 파괴하는 불법 벌채를 완전히 종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018년 대선을 앞두고 파리기후변화 협약에서 탈퇴하겠다고 위협하고, 국제사회의 기부로 조성되는 '아마존 기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초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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