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간호사 등 50여명…대통령 "시장에 맞선 사회주의의 승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이던 이탈리아 북부에 파견됐던 쿠바 의사들이 두 달간의 임무를 마치고 귀국했다.
8일(현지시간) 쿠바 수도 아바나에 도착한 의사 36명과 간호사 15명, 지원인력 1명은 영웅과 같은 열렬한 환대를 받았다고 EFE통신 등이 전했다.
이들의 귀국 장면을 국영 TV가 생중계했으며,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 등이 원격으로 환영 인사를 전했다.
쿠바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에 따르면 대통령은 의료진에게 "여러분은 삶이 죽음을, 연대가 이기심을, 사회주의 이상이 시장의 신화를 이긴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의사와 간호사들이 공항에 도착해 버스로 이동할 때는 시민들이 거리와 발코니에 나와 국기를 흔들며 환영하기도 했다.
전 세계에서 인구 대비 의사 수가 가장 많은 쿠바는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중남미와 아프리카 등 각국에 의료진을 파견했다.
쿠바 정부에 따르면 27개국에 총 3천337명의 의사와 간호사로 이뤄진 34개 팀이 파견됐으며, 이들이 6만1천 명 이상의 환자를 돌봤다.
쿠바는 이전에도 의료 위기를 겪는 개발도상국에 의료진을 보내왔는데 이번엔 선진국인 이탈리아에까지 의료진을 파견했다.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에서 지원 업무를 마치고 돌아온 의사 레오나르도 페르난데스는 "보건 종사자이자 쿠바인, 세계인으로서 파견 업무는 우리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의료인 파견 수익은 쿠바 정부에게는 상당한 수입원이기도 하다.
미국 정부는 쿠바의 의료진 파견을 두고 의료인들을 착취해 외화벌이에 나서는 것뿐이라고 깎아내리지만, 코로나19 확산 와중에 의료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나라들은 쿠바 의료진에 상당 부분 의존했다.
브라질 우파 정부도 쫓아내다시피 했던 쿠바 의사들을 코로나19 대응에 투입했다.
'의료 강국' 이미지를 과시하고픈 쿠바 정부는 국내에서도 풍부한 의료 인력을 활용해 코로나19 검사와 추적, 치료에 역량을 집중했다.
현재 쿠바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천205명, 사망자는 83명이다. 이달 들어 사망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